세계적 사모펀드 칼라일 출신
김병주 회장이 만든 토종사모펀드
롯데쇼핑 제치고 1조2천억 낙찰
3~5년 뒤 재매각 위해 가치 높일듯
김병주 회장이 만든 토종사모펀드
롯데쇼핑 제치고 1조2천억 낙찰
3~5년 뒤 재매각 위해 가치 높일듯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롯데쇼핑을 제치고 가전양판업계 1위인 하이마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국내 최대 토종 사모펀드(PEF)인 엠비케이파트너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최종 인수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지난해 우리금융 매각 입찰에 단독 참여해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한 데 이어, 이번엔 예상을 깨고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최대어인 하이마트를 품에 안게 됐다.
■ 동북아 최대규모 토종 사모펀드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세계적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부회장으로 있던 김병주(49) 회장이 2005년 설립한 토종 사모펀드다. 회사명은 김 회장의 영문이름인 ‘마이클 병주 김’에서 따왔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막내 사위로도 유명한 김 회장은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의 투자은행 부문인 살로먼스미스바니를 거친 김 회장은 1999년 칼라일 한국대표로 영입되면서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에선 2000년 한미은행 인수에 성공하고, 4년 뒤 70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기며 매각하는 수완을 발휘해 칼라일그룹 안에서 입지를 굳혔다. 2005년 칼라일을 떠난 김 회장은 엠비케이파트너스를 만들어, 현재 운용 자산 38억달러(약 4조3700억원) 규모의 동북아시아 최대 독립계 사모펀드로 키웠다. 그동안 엠비케이파트너스는 한국(7개), 중국(4개), 일본(4개), 타이완(2개) 등 4개국에 걸쳐 17개 기업을 인수했다. 국내에선 한미캐피탈, 에이치케이(HK)저축은행, 종합유선방송사 씨앤앰(C&M) 등을 사들였고,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도 잇따라 뛰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로 에이치케이저축은행 매각에 실패한 데 이어, 거액을 차입해 인수한 씨앤앰의 투자 회수도 여의치 않은 상태라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 전략적 투자자와 제휴 관측도 이번 하이마트 인수전은 재입찰 끝에 최종 인수 가격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지난 20일 본입찰 때 롯데쇼핑은 주당 7만원 후반대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만족하지 못한 하이마트 대주주 쪽에서 재입찰을 요구했고,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인수 가격을 주당 8만원선으로 올린 반면 롯데쇼핑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인수 가격은 1조2000억원대로 예상된다.
하이마트 쪽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롯데쇼핑의 인수가 무산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에 대해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엠비케이파트너스가 3~5년 뒤 하이마트를 재매각해야 하는 사모펀드라는 점을 들어, 인수단계부터 전략적 투자자와 공동투자 형식으로 참여해 경영의 시너지를 높이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하이마트와 영업 시너지가 큰 유통업체가 인수자가 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엠비케이파트너스가 인수하는 지분(65.25%)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전략적 투자자나 유통업체와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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