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캐주얼 정장 반바지
롯데백화점 매출 전년보다 40%↑
패션 양말 등 ‘코디 상품’도 불티
패션 양말 등 ‘코디 상품’도 불티
남자들의 바지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발목을 살짝 드러낸 치노팬츠가 유행을 타더니, 본격적이 여름이 시작되자 캐주얼 정장 브랜드의 반바지가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실제 백화점 매장들에선 반바지 열풍이 수치로 확인된다. 5일 롯데백화점의 자료를 보면, 엠비오·지오지아·티(T).아이(I)포맨 등 남성 캐주얼 정장의 반바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고, 일부 인기 품목은 2배나 매출이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만 해도 구색 상품에 불과했던 정장 브랜드의 반바지가 매장 메인 마네킨의 일상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반바지 입고 물량을 10배 가량 늘리고 다양한 색감과 무늬의 새 상품도 출시했다”며 “지난해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했는데도 예상치 못한 수요 급증으로 인기 상품을 구입하지 못해 기다리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전력난으로 실내온도 규제가 적용되는데다 서울시 같은 관공서를 비롯해 케이티앤지(KT&G)·대웅제약 등 기업들도 잇따라 직원들의 반바지 차림 출근을 권고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은 게 반바지 열풍의 이유로 꼽힌다. 그뿐만 아니라 상품 자체의 디자인과 질이 좋아져 고객들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측면도 있다. 캐주얼 정장 브랜드들은 헐렁한 반바지 대신 직장에서도 입을 수 있는 단정한 느낌의 슬림핏 디자인을 선보였다. 정장에 걸맞게 소재도 고급스러워졌다. 엠비오의 마 소재 ‘블루 린넨’은 시원한 촉감과 색감으로 인기를 끌면서 상품이 품절됐고, 인터메조의 ‘스트라이프 면마혼방’도 여름세일 첫 주말에 상품이 동나 다시 주문을 받고 한 상태다. 반바지 열풍엔 캐주얼 구두, 패션 양말 등 ‘코디 상품’의 인기도 한 몫 했다. 반바지와 잘 어울리는 스니커즈 구두는 텐디·소다·미소페 등 정장 구두 브랜드에서 다양한 상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 양말도 ‘쿨비즈 패션’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면서,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 있다.
롯데백화점 박재성 남성 트랜디캐주얼 상품기획자는 “쿨비즈 패션 시장 확대에 힘입어 업계에선 차별화된 디자인과 소재의 반바지를 꾸준히 내놓을 것”이라며 “이런 추세에 발맞춰, 6일부터 22일까지 캐주얼 정장 반바지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기간 동안 지오지아·지이크·비오엔(BON) 등 주요 브랜드들이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특별 기획 상품을 선보인다. 김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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