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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변덕스런 날씨, 장우산의 귀환 한뼘우산의 역습

등록 2013-05-28 20:44

국지성 호우에 튼튼한 우산 수요
‘블런트’ 시속 117km 강풍 견뎌
소나기 잦아지며 우산 상비해야
가볍고 작은 18cm ‘도플러’ 인기
편의점 비닐우산 매출도 30% 늘어
기후 변화가 우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경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저런 행사에서 기념품으로 흔히 나눠주던 2~3단짜리 접이식 우산이 대세였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시간당 강우량이 100㎜에 이르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발하면서 비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우산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날씨가 맑다가도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가방에 쏙 넣고 다닐 수 있는 초소형 접이식 우산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궁극의 장우산’ 블런트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일하던 뉴질랜드 출신 공학 디자이너 그레그 브레브너는 사람들로 붐비는 출근길에 갑작스런 비를 만났다. 그러자 수백개의 날카로운 우산 끝이 190㎝ 장신인 그의 눈을 위협했다. 돌풍이 불자 수많은 사람들이 뒤집어지고 휘어진 우산과 씨름하며, 그의 눈을 찌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브레브너는 생각했다. ‘수세기 동안 과학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는데 왜 우산의 구조는 거의 변하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을 시작으로 블런트(Blunt) 우산이 탄생했다.

블런트 우산은 바람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해 어지간해서는 뒤집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시속 117㎞의 강풍을 견뎌내는 실험에 성공했다. 우산살로부터 천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우산살 끝이 다른 사람의 눈을 위협하지 않도록 천으로 우산살 끝을 감싸 부드러운 곡면으로 처리했다. 우산 끝에 부드럽고 단단한 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접은 우산으로 땅바닥을 짚을 때에도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했다. 실내로 들어올 때 한두번만 가볍게 털면 우산의 물기가 대부분 제거되는 것도 특징이다. 브레브너는 “우산의 진화가 아닌 혁명”이라고 자부한다. <월스트리 트 저널>은 이 우산에 대해 “구조적으로 현수교와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우주탐사선의 중간쯤에 있다”고 극찬했다.

한국에서는 2011년 펀샵(www.funshop.co.kr)이 처음으로 블런트 우산을 소개했다. 우산을 펼쳤을 때 지름이 98㎝에서 130㎝까지 4가지 사이즈로 나온다. 지름 137㎝의 골프용 우산도 있다. 가격은 9만3000원부터.

■ ‘핫한 초소형 우산’ 도플러 우산과 양산으로 모두 쓸 수 있는 초소형 우산으로 오스트리아 브랜드 도플러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하바나 시리즈’다.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하바나 시리즈는 3단 우산이지만, 접었을 때 길이가 21~23㎝에 불과하다. 30㎝ 길이의 일반적인 3단 우산에 비해 크기는 80% 수준, 무게는 70% 수준이다. 우산대와 우산살을 스틸이 아니라 알루미늄이나 유리섬유 등 초경량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4단 우산인 ‘핸디 시리즈’는 예상치 못한 스콜성 기후에 적합하다. 접었을 때 길이는 18㎝ 정도로 시중의 5단 우산과 비슷한 사이즈다. 성인 남성의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또 접었을 때 납작한 모양이어서 여성들이 핸드백 안에 넣기 좋다.

우혜진 신세계백화점 패션잡화 바이어는 “접는 단수가 많을수록 원단에 주름이 많이 생기고 접기가 불편하다. 도플러 우산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적인 3~4단 우산보다 가볍고 작은 우산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 일회용이 아닌 편의점 일회용 우산 정확히 언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때 일회용 우산의 대명사는 대나무살과 얇은 파란색 비닐로 만든 대나무 우산이었다. 이제 대나무 우산을 편의점 우산이 대체했다. 편의점 씨유(CU)의 2012년 우산 판매실적을 보면, 일회용 비닐우산 2종이 전체 48종의 일반 원단 우산보다 1.3배 많이 팔렸다. 올해에도 일반 원단 우산의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3.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일회용 비닐우산은 30% 가까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일회용 비닐우산은 2010년 25.7%, 2011년 47.7%, 2012년에는 116.4%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역사 내 편의점의 경우, 비 오는 날 우산 매출이 전체 매출의 15~30%까지 차지한다는 것이 세븐일레븐 쪽의 설명이다.

편의점 우산의 덕목은 뭐니 뭐니 해도 착한 가격이다. 일반 원단 우산은 1만원을 넘지만, 편의점의 일회용 비닐우산은 3500원이다. 혹시 잃어버린다고 해도 크게 억울하지 않은 가격이다. 이름은 ‘일회용 우산’이지만, 요즘 편의점 우산은 일회용이 아니다. 씨유 관계자는 “과거 비닐우산은 재질이 약해 오래 사용할 수 없었지만, 현재 출시하고 있는 상품은 일반 원단 우산만큼 튼튼하고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편의점 우산의 가격이 싼 이유는 단순한 제작 과정 때문이지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사진 펀샵·신세계백화점·씨유(CU)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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