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대 남성 매출 비중 증가세
외모를 꾸미는 데 관심이 많은 남성 중장년층이 백화점의 주요 고객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에 밝은 30~50대 남성 고객층인 이른바 ‘로엘족’이 2010년 8만명에서 지난해 14만명으로 75% 늘었다고 2일 밝혔다. 로엘은 ‘열린 생각, 놀이, 사치품을 중시하는 삶(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의 영문 약자로 만들어진 말이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여성 등 전통적인 주요 고객의 소비가 주춤하는 사이, 로엘족의 구매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백화점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 1~5월 국외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5.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로엘족의 구매는 14.5% 증가했다. 고가의 남성용 손목시계과 지갑, 구두 등 남성 피혁 제품이 신장세를 이끌었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불황에 ‘남성은 지갑을 닫는다’는 선입견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남성 고객 매출 비중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백화점 매출에서 30~5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5.2%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했다. 2010년 비중은 22.6%에 불과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08년 이후 출근 복장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신에 대한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분위기가 겹치면서 남성이 쇼핑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화점들은 매출 확대의 발판으로 삼고자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서울 명동 본점에 ‘아카이브’라는 남성 전용 편집숍(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혼합해 구성한 매장)을 여는 한편, 로엘족용 쿠폰북 별도 제작, 남성 패션 잡지 구독권 증정 등을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는 명동 분점에 운영하던 남성 편집숍 ‘분더샵’을 강남점으로 확대하는 등 ‘남심’을 잡기 위한 채비를 강화하고 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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