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칵테일 전성시대
‘21도’ 숙성 원주 ‘맥키스’ 인기몰이
탄산수만 넣으면 되는 ‘모히토’도
위스키에 과일주스 섞어 즐기기도
‘21도’ 숙성 원주 ‘맥키스’ 인기몰이
탄산수만 넣으면 되는 ‘모히토’도
위스키에 과일주스 섞어 즐기기도
1990년대 후반 ‘칵테일 붐’이 일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칵테일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바텐더들은 하늘 높이 칵테일 셰이커를 던지고 받고 흔들어댔고, 입으로 불을 뿜었다. 하지만 대중들은 서커스처럼 현란한 쇼와 화학실험처럼 정교한 레시피에 이내 싫증을 느꼈고, 붐은 곧 막을 내렸다.
아마도 ‘소맥’의 영향일 것이다. 싱거운 맥주에 소주를 살짝 섞으니 맛이 괜찮다는 경험을 집단적으로 공유한 대중이 소주와 맥주뿐 아니라 다양한 술을 섞기 시작했다. 주종의 경계를 초월하려는 창조적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주류회사도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기존 제품을 다른 음료와 섞는 레시피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가히 ‘2차 칵테일 붐’이라 부를 만하다. 이번 2차 칵테일 붐의 가장 큰 특징은 ‘쉽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집에서 직접 만든다. 계량컵으로 정량을 따지지도 않는다. 맥주에 소주 타듯, 아메리카노에 시럽 타듯, 취향과 주량에 따라 내키는 대로 섞는다.
■ ‘맘대로 섞어봐’ 맥키스 맥키스는 애초부터 다른 음료와 섞어 마시라고 만든 술이다. 최상품의 국내산 보리로 만든 숙성원주를 블렌딩해 만들었다. 색이 투명하고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어떤 음료와도 쉽게 섞어 마실 수 있다. 알코올 도수는 21도로 칵테일 베이스로 많이 쓰이는 럼이나 보드카 등보다 훨씬 낮아 술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입맛과 주량에 따라 다양한 과일주스, 레모네이드, 콜라, 사이다, 커피, 우유 등과 맥키스를 2 대 1 또는 3 대 1 비율로 섞으면 된다.
지난 3월 출시된 맥키스는 첫달에 2만병(333㎖)이 팔린 데 이어 4월엔 5만4000병, 5월엔 6만6000병이 나갔다. 회사 쪽은 올해 안에 60만병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차 칵테일 붐의 선두주자라 할 만하다. 맥키스 관계자는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로 변화하는 흐름에 안성맞춤인 맥키스가 젊은층과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맥키스는 전국의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가 마음대로 섞어 마시는 술이라는 특징 덕분에 맥키스는 엉뚱한 행사에도 참가했다. 지난 3월 ‘창원 디아이와이(DIY)핸드메이드 박람회’에 주류 품목으로 유일하게 참가했다. 직접 만들어 마시는 게 핸드메이드 박람회와 성격이 맞는다는 이유였다. 5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보통신 박람회 ‘월드아이티(IT)쇼’에도 부스를 열었다. “정보통신업계의 최대 화두인 ‘융합’과 섞어 마시는 맥키스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쪽의 설명이다.
■ ‘반 완제품’ 정통 칵테일 몇몇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한 모히토(Mojito)는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잘나가는 칵테일로 꼽힌다. 쿠바가 발상지인 모히토는 럼과 설탕, 라임주스, 탄산수, 민트를 섞어 만든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가장 좋아했던 칵테일로도 유명하다. 쿠바 아바나에 있는 바 ‘보데기타 델 메디오(La Bodeguita del Medio)에는 단골이었던 헤밍웨이가 남긴 “나의 모히토는 보데기타 델 메디오에 있다”는 글귀가 있다.
모히토는 특유의 상쾌하면서 청량한 맛을 내기 위한 황금 비율을 맞추는 게 쉽지 않고, 민트와 라임을 으깨는 ‘머들링’ 작업이 필요해 만들기가 어려운 칵테일이다. 세계 판매 1위 럼 브랜드 바카디는 지난달 ‘바카디 클래식 칵테일 모히토’라는 제품을 국내 출시했다. 전문 칵테일 바에서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모히토 칵테일을 그대로 병에 담았다. 탄산수와 얼음만 있으면 완벽한 모히토 칵테일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게 바카디 쪽의 설명이다.
바카디코리아는 “국내에 출시된 칵테일 병제품은 현재 모히토뿐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피냐콜라다, 다이키리 등 다양한 종류의 반 완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고루한 술? 하이볼의 반격! 하이볼이란 알코올도수가 높은 독주를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에 희석한 음료를 말한다. 원통형의 키가 큰 잔인 ‘하이볼 글라스’에 담아낸다. 몇 년 전부터 맥주에 양주를 섞는 폭탄주 대신 탄산수(주로 페리에)에 양주를 섞어 마시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이게 위스키 하이볼이다. 원래 하이볼은 ‘원샷’으로 마시라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폭탄주를 대체하는 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전히 원샷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맥주와 섞는 폭탄주에 비해 알코올도수가 낮고, 위스키 본래의 맛과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코냐크 지방의 포도주를 증류해 만든 브랜디인 코냑이 한국에 들어온 지는 한참 됐다. 고급 술이라는 인식은 있지만 그동안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어느새 ‘고루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코냑이 ‘하이볼’로 반격에 나섰다. 280여년 전통의 세계 판매 1위 코냑 레미마틴(레미마르탱)은 하이볼 레시피 ‘레미소다’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레미마틴 30㎖와 토닉워터 90㎖를 얼음을 채운 하이볼 글라스에 담으면 된다. 슬라이스한 레몬이나 민트 잎을 더해도 좋다. 레미마틴과 파인애플주스를 섞은 ‘레미파인’도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은 말린 과일의 부드럽고 풍부한 맛 덕분에 하이볼로 즐길 때 풍미가 배가된다. 맥캘란 파인오크 15년 30㎖와 라임소다수 또는 토닉워터 90㎖를 얼음을 채운 하이볼 글라스에 담으면 된다. 슬라이스한 라임 조각을 장식으로 더해도 좋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맥주와 토마토주스의 ‘맛있는 동거’
쉽고 빠른 칵테일 만들기
① 코로나리타
마르가리타 칵테일에 코로나 맥주를 더한 칵테일이다. 사이다와 라임주스, 테킬라를 1 대 1 대 1 비율로 섞어 얼음과 함께 믹서기로 갈아 스무디처럼 만든다. 마르가리타 잔에 담은 뒤 코로나 미니 병맥주를 거꾸로 꽂으면 된다. ② 맥키스 선셋
오렌지주스와 맥키스를 3 대 1 혹은 2 대 1 비율로 섞는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술이 세다면 1 대 1 비율로 섞어도 좋다. ③ 레드아이
토마토주스와 맥주를 1 대 1 비율로 섞는다. 토마토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해장술’로 알려졌다. ④ 머드카페
미숫가루 2큰술, 황설탕 1큰술, 커피리큐어 50㎖, 우유 150㎖를 잘 섞은 뒤 얼음을 넣은 유리잔에 따르면 된다. ⑤ 레미소다
레미마틴 VSOP 30㎖와 토닉워터 90㎖를 차가운 얼음이 든 하이볼 잔에 넣는다. 슬라이스한 레몬이나 민트 잎을 더해도 좋다. ⑥ 레미파인
레미마틴 VSOP 30㎖와 파인애플주스 60㎖를 잘 섞어 얼음을 채운 온더록 잔에 담는다. 얼음과 함께 파인애플 생과일 조각을 넣어도 좋다.
마르가리타 칵테일에 코로나 맥주를 더한 칵테일이다. 사이다와 라임주스, 테킬라를 1 대 1 대 1 비율로 섞어 얼음과 함께 믹서기로 갈아 스무디처럼 만든다. 마르가리타 잔에 담은 뒤 코로나 미니 병맥주를 거꾸로 꽂으면 된다. ② 맥키스 선셋
오렌지주스와 맥키스를 3 대 1 혹은 2 대 1 비율로 섞는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술이 세다면 1 대 1 비율로 섞어도 좋다. ③ 레드아이
토마토주스와 맥주를 1 대 1 비율로 섞는다. 토마토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해장술’로 알려졌다. ④ 머드카페
미숫가루 2큰술, 황설탕 1큰술, 커피리큐어 50㎖, 우유 150㎖를 잘 섞은 뒤 얼음을 넣은 유리잔에 따르면 된다. ⑤ 레미소다
레미마틴 VSOP 30㎖와 토닉워터 90㎖를 차가운 얼음이 든 하이볼 잔에 넣는다. 슬라이스한 레몬이나 민트 잎을 더해도 좋다. ⑥ 레미파인
레미마틴 VSOP 30㎖와 파인애플주스 60㎖를 잘 섞어 얼음을 채운 온더록 잔에 담는다. 얼음과 함께 파인애플 생과일 조각을 넣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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