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라면 시장점유율 59%
‘불닭볶음면’ 매달 60억 매출
‘열라면’ 매출도 60% 성장
“다른맛 섞여 매운탓인지 의문”
‘불닭볶음면’ 매달 60억 매출
‘열라면’ 매출도 60% 성장
“다른맛 섞여 매운탓인지 의문”
청양고추만큼이나 매운 ‘매운 라면’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무슨 라면이 가장 매울까?
지난달 매운 맛을 한층 강화한 ‘쫄비빔면’을 내놓은 팔도가 ‘매운라면 순위’를 20일 내놨다. 팔도가 각 회사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를 보면, 스코빌지수(SHU. 캡사이신 농도 측정 지수)기준으로 가장 매운 라면은 팔도의 ‘틈새라면빨계떡’(8557SHU)이었다. 2위는 이마트의 ‘도전하바네로라면’(5930SHU), 3위는 오뚜기 ‘열라면’(5013SHU)이었다. 매운 라면 인기를 몰고 온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4404SHU)이 뒤를 이었다. 원조 ’매운 맛’ 라면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농심 ‘신라면’은 2700SHU로 9위였다. 스코빌지수는 캡사이신 농도를 통해 매운 맛을 측정하는 지수다. 청양고추가 4000~1만SHU 정도의 수치를 나타낸다.
’매운 라면’은 라면 시장의 한 흐름이다. 팔도가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 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한 지난해 매운 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59.3%였다.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3년 10월부터 매달 60억원 매출을 올리며 지난 3월 누적판매 1억개를 달성했다. 기존 비빔면보다 매운맛을 8배 강화한 팔도쫄비빔면은 지난 3월 출시된 뒤 한달간 120만개가 팔렸다. 오뚜기 열라면도 2012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60% 성장했다.
유통업체에서도 매운 맛 라면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서는 매운 라면들이 올들어 5월19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6% 더 팔렸다. 같은 기간 라면 전체 판매는 오히려 5.8% 줄었다. 이무상 팔도 면연구팀장은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업계의 매운맛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면 업계에선 매운 라면이 잘 팔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열풍’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농심 관계자는 “매운 라면은 2011년~2012년 인기를 끈 꼬꼬면 등 ‘하얀 라면’처럼 완전히 새로운 맛은 아니다. 아직 라면 판매 순위를 뒤바꿀 정도로 안착한 제품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원조 매운 라면’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AC닐슨 자료로 14.9%)의 농심 ‘신라면’이지만, 농심 쪽은 “신라면은 현재의 매운 라면 트렌드와 묶이는 상품은 아니다. 유행과 관계없이 꾸준히 연 10억개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며 거리를 뒀다. 매운 맛 인기를 견인한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쪽도 “매울수록 잘팔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불닭볶음면은 매운 맛과 국물 없는 라면 기획이 맞물려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매운 맛 쪽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는 않다. 매운 맛의 참깨라면의 경우도 얼큰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함께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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