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도 할인행사 앞당겨
세월호 여파·월드컵 성적 부진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자 유통업계가 ‘10억 경품’을 내놓는 등 소비심리를 부추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3년째 한자릿수 성장에 고전하고 있는 백화점 업계는 이번 여름 세일이 하반기 소비심리를 점칠 수 있는 가늠자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0억 경품’을 내걸었다. 오는 27일부터 7월27일까지의 세일 기간 동안,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내점해 경품 응모해 당첨되면 1등에게는 쇼핑금액의 1000배, 최대 10억원을 되돌려준다. 백화점에서 100만원 어치를 구매했을 경우 10억, 10만원 어치를 구매했을 경우 1억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 백화점이 ‘억대 경품’을 내 놓은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세일을 진행하는 신세계백화점은 대개 호텔·컨벤션 센터에서 열던 패션업체 ‘대규모 땡처리 행사’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연다. 행사에는 50억원어치의 상품을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상반기 1% 정도밖에 매출 신장을 못했다. 올초 혼수용품 판매가 늘고 황금 연휴가 있어 성장을 기대했는데, 세월호 영향이 2달 넘게 지속됐다. 이번 세일을 세월호 참사 뒤 첫 대형행사로 보고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빨라진 더위·아웃도어 열풍도 백화점에는 악재였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여름 세일에 ‘수입 노세일 브랜드’까지 세일 품목으로 내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여름이 빨라지면서 봄·여름 상품 재고가 쌓여 세일이 더 중요해졌다. 세월호 여파·월드컵 부진뿐 아니라 아웃도어 열풍으로 가족들이 주말에 백화점에 오지 않고 야외로 나가는 것도 매출 증진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의 세일 기간이 2주에서 1달로 늘어난 것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가 꺾인 2012년부터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1년에 전년 대비 11.9% 매출 성장을 했지만, 2012년에는 7.8%, 지난해엔 7%로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고 있다. 현대·신세계 백화점도 매출 성장률이 한자릿수다.
대형마트도 대규모 할인행사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보통 연말에 진행했던 ‘땡스 위크’ 행사를 6개월 앞당겨 26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보양식·삼겹살 등 1000여종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식음료·나들이 용품·물놀이 용품 등 최대 1200여개 품목을 50% 할인해 판다. 롯데마트는 “올해 5월까지 매출이 2.8% 줄어들면서 8분기 연속 감소했다. 월드컵이 내수 활성화의 최대 기회라고 보고 행사를 기획했다. 23일 알제리전 패배로 월드컵 특수가 조기 종료될 수 있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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