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그냥 드립니다

현대백화점 10만명에 1.2㎏씩
가격폭락 농가시름 덜어주기

공급과잉에다 소비부진까지 겹쳐 양파 출하 가격이 폭락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대대적인 양파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인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7일 전남 무안과 경북 김천 등지에서 수매한 양파 130t을 전국 13개 점포 정문에서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1인당 1.2kg 한정으로 공짜로 나눠주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전국에서 약 10만8천여명이 가져갈 수 있는 물량인데, 행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소진될 때까지 진행된다. 당일 나눠주고 남은 양파는 각 점포별로 자매결연을 맺은 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쪽은 이번 행사를 위해 전국 산지에서 도매가격대보다 높은 kg당 610~690원대에 양파를 구매했다.

백화점 쪽은 이와 별도로 전국 13개 점포 직원 식당의 양파 구매량을 지금보다 2배 가량 늘려 총 270t을 사들이기로 했다. 직원 식당에서는 매달 17일을 ‘양파데이’로 정하고 규동 양파덮밥, 양파채 마리네이드 갈치구이, 가지 양파나물 등 양파 관련 메뉴를 선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 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국내산 양파 800t을 사들여 대만에 직접 수출한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구매하는 양파는 총 1300t에 이른다고 백화점 쪽은 밝혔다.

이달 들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양파 도매가격은 1kg에 400~600원대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 6월16일에는 kg당 381원까지 폭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평균가격에 비해 70~80% 폭락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올 초부터 전국 양파 농가들은 생산비도 못건지게 됐다며 밭을 갈아엎거나 야적시위를 벌이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해왔다.

최익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