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과일 가게. 한겨레 자료 사진
큰 자연 재해 없고 날씨도 따뜻
여름 과일 값 지난해보다 하락
추석 이르지만 사과·배 작황 좋아
“기상 이변 없으면 수급 원활할 것”
여름 과일 값 지난해보다 하락
추석 이르지만 사과·배 작황 좋아
“기상 이변 없으면 수급 원활할 것”
지난 주말 태풍 ‘나크리’ 영향에도 ‘여름과일 풍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이르지만 제수용 과일 가격 폭등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4일 복숭아·포도·수박 등 여름과일 값은 지난해에 같은 기간에 비해 줄줄이 하락했다. 지난해 도매가로 1㎏당 6111원이었던 복숭아(백도·상품)는 4일 평균 4178원에 거래돼 31.6%나 하락했다. 지난해 1㎏당 5280원에 거래됐던 포도(캠벨얼리·상품)도 지난해보다 23.5% 싼 값(4040원)에 거래됐다. 평년 가격(5579원)에 비해서는 27.6%나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개당 1만9450원에 거래되며 평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던 수박(상품)도 올해는 27% 낮은 가격인 1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토마토는 지난해(2850원)보다 48.1% 하락한 가격인 1㎏당 1480원에, 참외는 지난해(3005원)보다 31.4% 하락한 1㎏당 2060원에 거래됐다.
소비자들이 지난해보다 싼값에 여름과일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은 올해 이렇다 할 자연재해가 없었고 과일 생육기에 날씨가 따뜻했던 덕에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너구리·나크리 등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과일 생육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4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청과 지수 및 거래 동향’에 따르면 복숭아의 경우 태풍의 영향으로 일부 산지에서 수확작업에 차질이 있었지만 시장 반입량이 682t으로 전 주말 대비 오히려 22% 늘었다.
과일 가격 하락세는 여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품질관리팀 박시은 주임은 “태풍 등 큰 자연재해가 없는 한 가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5~6월에 낮은 가격 탓에 수박을 덜 심어서 물량이 줄고 말복 수요 때문에 이달 중순 수박 값이 약간 오를 수 있지만, 지난해보다 가격이 너무 낮은 상태여서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배도 작황이 좋아 이른 추석에도 불구하고 제수용 과일값의 ‘폭등’은 없을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통정보팀 조현진 대리는 “올해 추석이 빨라서 사과·배 등의 공급량이 평년보다는 적겠지만, 이 시점에서 가격 폭등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태풍 나크리 피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에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매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석 제수용 과일 가격을 설정했다. 이마트는 “올해는 추석이 지난해보다 11일이나 빠르지만, 과일류 개화 시기는 그보다 더 빠른 12~14일 전에 이뤄져, 기상 이변만 없다면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 날씨도 선선한 편이라 과수 크기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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