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팔의 혁신적인 프라이팬 기술을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위생·세척·건강’이란 요구에 맞게 접목한 것이 호응을 얻었어요.”
1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만난 그룹세브코리아 팽경인(사진) 대표는 자사의 ‘테팔’ 프라이팬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로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테팔 프라이팬으로 유명한 그룹세브는 159년 역사를 지닌 프랑스의 세계적 가정용품 전문 기업이다. 최근 그룹세브코리아는 나노캡처 기술을 적용한 공기청정기와 청소기를 내놓으며 생활가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팽 대표는 2009년 그룹세브의 전 세계 법인들 가운데 첫 현지인 출신 경영자로 선임돼 화제가 됐다. 그가 경영을 맡은 이후 회사는 해마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팽 대표는 현지화 전략에서 무엇보다 내외부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다.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데는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에이시닐슨의 조사연구원 경력이 큰 도움이 됐어요. 우리 상품을 판매해 주는 중간 유통업체(벤더)들의 의견에도 최대한 귀를 기울여 그들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서로 매출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부서별 정기 미팅, 매달 초 한 차례씩 여는 직원 생일파티 등을 통해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대화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팀워크를 다져 영업 실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몇년 전 도입한 탄력근무제도 부서별 정기 미팅 때 나온 직원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특히 자녀를 둔 여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팽 대표는 여성 경영자로서 가족 친화 경영에도 남달리 신경을 쓰고 있다. 매달 셋째 금요일 전 직원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집밥 데이’를 시행해 직원들이 가족과 소통하고 건강한 식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는 전체 매출의 75%가 점유율 1위 제품에서 나오는 본사의 두 가지 성장 전략을 소개하며 “한국 대기업도 전문화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 본사는 먼저 기업을 인수할 때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2등이라면 합병한 뒤 1등을 할 수 기업을 사들이는 식으로 하고, 두 번째로 신제품 개발도 소형 가전업체로서 세계 1위가 되기 위해 전문화에 집중합니다.”
윤영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