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수출할 때부터 상품력에 자신이 있었어요. 거래처의 무료 샘플 요청이나 납품가 후불 결제를 거절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반려동물용품 업체 ‘패숀팩토리’ 전금규(54) 대표는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패숀팩토리는 ‘퍼피아’라는 브랜드로 강아지 옷·집·가방·하네스(몸통 줄) 등을 만들어 영국의 대표적 백화점인 해롯백화점에 납품하는 등 세계 5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국외 시장을 공략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7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가 반려동물용품 사업을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메리츠화재 전산직에 근무하다 반려동물 패션상품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패숀팩토리를 창업했다. “의류 제조업을 하는 지인들을 찾아 다니면서 봉제에 대해 공부하며 좋은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의 애완용품을 만들 수 있었어요.”
그는 ‘퍼피아’ 상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인터넷에서 외국 유통업체와 애견숍 연락처를 찾아 직접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어 거래처를 뚫었다. 이런 영업 전략 때문에 지금도 유통 중개업체 없이 직거래하는 국외 거래처가 많다. 외국 거래업체들과는 모두 선불 거래만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진입 장벽이 낮은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2010년 회사에 펫산업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다. 그 뒤부터 이익이 나는 대로 디자인에 투자해 중소기업인데도 봄·여름, 가을·겨울 1년에 2차례씩 신제품을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퍼피아는 세련된 디자인이 입소문을 타 휴 잭맨, 샌드라 블록 같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도 애용하는 것으로 외국 언론에 보도됐다.
패숀팩토리는 아이디어 상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많이 하는 유럽인들을 겨냥해 개 우산을 개발했다. 또 강아지 옷과 하네스에 큐아르(QR) 태그를 붙인 ‘애견실종 방지 시스템’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큐아르 태그가 달린 제품을 산 뒤 앱을 다운로드받아 고유번호를 등록하면, 혹시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강아지를 발견한 사람이 큐아르 코드를 앱에 인식시켜 주인을 찾을 수 있다.
전 대표는 앞으로 정보기술(IT)을 적용한 반려동물용품과 애견용 아웃도어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독일 애완용품 프랜차이즈 브랜드 ‘프레스넙’ 매장 400곳에 입점한 데 힘입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62억원을 달성했어요. 내년에 프레스넙 나머지 매장 1200곳 입점을 성공시켜 올해보다 30% 증가한 80억원 매출 목표를 꼭 이루겠습니다.”
글·사진 윤영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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