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VIP 기준 낮추고, 롯데 VVIP 혜택 강화
백화점 매출 정체 속 VIP 매출 비중 점점 늘어나
일반 고객보다 많은 혜택으로 충성도 높아
백화점 매출 정체 속 VIP 매출 비중 점점 늘어나
일반 고객보다 많은 혜택으로 충성도 높아
해마다 연말이면 신세계백화점에는 트리니티 회원들의 문의가 늘어난다. 트리니티는 신세계가 운영하는 브이아이피(VIP) 회원 제도의 최고 등급을 말한다. 구매액 상위 999명으로 자격이 한정된다. 보통 연간 억대의 구매를 하는, 이른바 브이브이아이피(VVIP) 회원들이다. 트리니티 회원들은 다음해 자격 유지가 불확실하다는 답변을 들으면 구매액을 부쩍 늘리는 경우가 많다. 회원으로서 받는 혜택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 업체마다 브이아이피 고객 모시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신세계는 올해부터 5개였던 브이아이피 등급을 6개로 늘렸다. 최하 등급의 연간 구매 하한선이 800만이었는데, 이를 400만원으로 대폭 낮춘 ‘레드’ 등급을 신설했다. 꼭 1년간 400만원을 안 채워도 된다. 석달간 구매 횟수와 금액에 따라 100만~200만원만 써도 이후 석달 동안 이 등급을 부여한다. 브이아이피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다. 롯데는 브이브이아이피 쪽을 강화했다. 연간 구매액 6000만원 이상이 최고였던 프레스티지 등급 위에 연간 1억원 이상을 구매하는 레니스 등급을 추가했다. 명품관인 에비뉴엘에도 같은 최상위 등급을 분리해 추가했다. 또한 모든 등급에 5%씩 제공했던 할인 혜택을 등급별로 10%까지 늘리고 호텔, 골프, 레스토랑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등급에 따라 20만~140만 포인트씩 지급한다.
백화점들이 이런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매출 정체 속에서도 브이아이피 등급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이 브이아이피 대신 쓰는 엠브이지(MVG: Most Valuable Guest) 고객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8.9%(1~11월)로 전체 고객의 증가율보다 6%포인트 높았다. 현대는 9.1% 올랐고, 대구점을 열고 강남점과 센텀점을 대폭 리뉴얼한 신세계는 무려 37.5%나 껑충 뛰었다. 신세계는 브이아이피 회원수도 28.1% 늘었다. 신세계의 고객 분석자료를 보면 수치상으로 브이아이피 고객은 전체의 3%에 불과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르며 방문 횟수도 일반 고객보다 7배나 높다.
신세계는 젊은층을 겨냥한 신설 등급을 통해 불황 타개와 브이아이피 충성도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 관계자는 “할인과 주차 혜택, 멤버스클럽 등의 혜택을 받아보면서 브이아이피 등급을 유지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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