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만든 웹드라마 <첫키스만 일곱번째>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롯데면세점은 이 웹드라마가 지난 13일 누적 조횟수 1억건을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제작 웹드라마가 1억뷰를 넘긴 건 <한국방송>(KBS)의 <마음의 소리>가 유일하며, 기업이 마케팅용으로 만든 게 1억뷰를 넘긴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8부작인 이 드라마는 지난해 11월25일 네이버 티브이캐스트와 유튜브, 페이스북, 중국 유쿠, 웨이보 등에 처음 공개됐다. ‘한한령’(한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중국 온라인매체에서만 4380만뷰를 기록하며 이달 ‘유쿠 유저가 선호한 핫한 웹드라마상’도 수상한다. 롯데면세점 안내원인 주인공(이초희)이 인기 스타들을 차례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최지우를 비롯해 이민호, 이종석, 엑소의 카이, 옥택연 등 롯데면세점 모델들이 각각 한 회씩 주인공을 맡았다. 한류 톱스타들이 출연하면서 한류 콘텐츠 파워를 잘 활용했다는 게 롯데면세점 쪽 자평이다.
젊은 소비자들 눈길을 잡기 위해 웹드라마 제작에 나선 건 삼성이 먼저다. 2013년 웹툰 <무한동력>을 웹드라마로 처음 제작한 삼성은 해마다 한 편씩 웹드라마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엑소의 도경수가 주연을 맡고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6부작 <긍정이 체질>이 한 달 만에 4000만 이상 조횟수를 기록하며 완성도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직접 삼성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용에 자사 패션 브랜드와 사회공헌활동 등을 녹여 간접 광고효과를 봤다. 현대자동차는 직접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가을 방영된 웹드라마 <특근>에 신형 그랜저를 최초로 공개했다.
기업들은 웹드라마가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층에는 티브이 광고나 지상파 드라마 피피엘(PPL)보다 저렴한 투자비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롯데면세점은 이번에 제작비 28억원을 들였다. 물론 자사 모델을 썼기에 가능한 제작 여건이었지만, 거액을 들여 지상파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피피엘 마케팅을 했다가 드라마의 중국 수출이 막혀 난감한 상황을 겪은 신세계면세점과 대비된다. 지상파 드라마 협찬이나 광고에는 여러 규제가 있지만 웹드라마는 광고 심의·제재 규정이 없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방식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롯데면세점은 “웹드라마는 에스엔에스(SNS)를 포함해 다양한 온라인채널로 유통되고 내용 제약이 거의 없어 홍보에 용이하다”며 “중국 모바일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브랜드 파워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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