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문 연 스타벅스 청담스타점. 일반 매장보다 고가의 커피를 파는 ‘리저브’ 매장으로 운영한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추위가 한풀 꺾인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스타벅스 청담스타점 2층 리저브 매장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사람들로 붐볐다. 취향에 따라 원두와 추출법을 고를 수 있는 이곳의 커피 가격은 7000원~1만원대로 일반 스타벅스 매장보다 가격이 비싼 ‘리저브’ 매장이다. 친구와 만나기 위해 이곳에 들른 30대 직장인 최현민씨는 “커피 맛도 좋고, 이곳에서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메뉴가 마음에 들어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1천원짜리 편의점 커피 매출이 늘어나는 반대편에서는 고급 커피 시장도 소리 없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 연 스타벅스 청담스타점은 국내에서 1000번째로 문을 연 스타벅스 매장이다. 스타벅스 매장 1000개 돌파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출도 전 세계 다섯번째 규모로 추산한다”면서 “2016년 매출액은 4월 실적 공시 때 정확하게 나오겠지만 1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999년 신세계와의 공동 투자로 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해마다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거듭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7153억원)이 2015년 연간 매출액에 가까워, 3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정도였다.
2014년부터 문 연 프리미엄급 매장 ‘리저브’는 스타벅스를 다른 커피전문점과 차별화하는 데 기여했다. 지금까지 60개 매장을 연 리저브의 매출 증가율은 스타벅스 전체 평균보다 높다. 이에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리저브 매장 중 9개를 한 단계 더 높은 ‘포워드’ 매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스타벅스 포워드의 매출이 리저브보다도 갑절 이상 많이 나왔다고 밝혀 앞으로 커피전문점 프리미엄화 발걸음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탐앤탐스, 할리스 등 후발 주자들도 프리미엄급 매장을 시험 운영하면서 고가 커피전문점 진출을 타진 중이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4700원으로 일반 커피전문점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매일유업 폴 바셋도 지난해 매장 수를 80개 가까이 늘리며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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