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 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30~40% 가량 떨어졌던 닭고기 값이 소비심리 회복과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말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치솟은 달걀 값과 하락세였던 닭고기 값이 자리바꿈을 하는 모양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22일 ㎏당 888원까지 떨어진 다음 오름세와 내림세를 거듭하던 육계(생계) 산지 가격이 설 직후부터 뛰기 시작해 2월14일에는 2200원을 찍었다. 50여일 만에 150% 가까이 오른 것이다. 2월16일에는 2000원으로 다소 진정됐지만 전년 동기(1031원)에 견주면 여전히 갑절 가까운 가격 강세를 보였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직전인 11월15일 시세 1500원과 비교해도 33%가량 상승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닭과 오리가 3300만마리 넘게 도살되면서 산란계뿐 아니라 육계 공급도 줄어든 데다 지난 두 달간 소비심리 위축으로 30~40% 가까이 떨어졌던 닭고기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한 탓이다.
최근 육계 도매가가 뛰면서 대형마트 3사는 지난 9일 주요 닭고기 제품을 5~8%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규모 살처분과 아직 상당 지역에서 풀리지 않은 이동제한조치로 병아리 입식이 지연되면서 닭고기 값이 오르고 있다”며 “만약 소강 상태인 구제역이 확산되면 대체 식품인 닭고기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직후부터 가파르게 오른 달걀 값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12일 한 판(특란)에 9543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17일 7667원으로 떨어졌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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