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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주문에서 집까지 3.5시간의 비밀, 여기 있었네

등록 2017-02-22 19:52수정 2017-02-23 16:06

르포 | 온라인전용 아시아 최대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 4층 생필품 집하장 창고에서 주문 배달 바구니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물건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 이마트 제공.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 4층 생필품 집하장 창고에서 주문 배달 바구니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물건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 이마트 제공.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의 내부는 창고라기보다 공장에 가까워 보였다. 지난 17일 찾은 이곳에서는 컨베이어벨트가 핏줄처럼 이어져 부지런히 움직였다. 물품을 내려놓는 로봇의 손과 주문라벨이 붙은 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사람 손도 덩달아 바빴다. 지난해 1월 연면적 축구장 6개 크기(4만3636㎡)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문을 연 김포물류센터는 이마트몰의 심장부다. 서울 서남부와 일산, 김포, 인천 일부 지역으로 하루 2만건의 배송이 이뤄지는 이곳을 채운 품목 수는 물·쌀·라면 같은 먹거리부터 화장품과 소형가전까지 무려 5만가지다. 보관 식품 양은 6만명에게 하루 세 끼를 댈 수 있는 규모다.

온라인몰 총알배송 전쟁의 최전선
상품 5만여개, 주문~배송 몇시간 안에 뚝딱
4층 공산품 코너 332개 로봇 손 분주히 움직여
3층 신선식품 아이스크림 배송용 특수보냉제 가득
2017년 1조원 매출, 2023년 매일 13만건 배달 목표

이마트몰 김포센터의 재고 물품 집하장. 물건이 모자라지도 지나치게 남아돌지도 않도록 빅데이터를 이용해 수량 관리를 한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몰 김포센터의 재고 물품 집하장. 물건이 모자라지도 지나치게 남아돌지도 않도록 빅데이터를 이용해 수량 관리를 한다. 이마트 제공.
공산품과 라면 등 상온 가공품을 취급하는 4층 ‘드라이 코너’에서 가장 바쁜 건 ‘미니로드’라고 하는 크레인 모양의 픽업 로봇이다. 14m 높이 천장까지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 창고) 사이 10개 통로를 각각 차지한 10개의 미니로드는 각 층을 움직이며 주문 받은 상품을 컨베이어벨트로 옮겨놓는다. 그런데 예상보다 셀의 규모가 크지 않다. 안철민 센터장은 “부족하거나 남아돌지 않도록 최적화된 재고 관리를 하는 게 물류센터 운영의 핵심”이라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해 날씨 등 그날그날의 변수를 가늠해 셀을 채워넣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독자적 재고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미니로드들이 일하는 반대편에서는 322개 셔틀이 다른 셀에서 숨가쁘게 상품을 골라내고 있다. 이렇게 모인 상품들은 14개 라인에 배치된 인력이 모니터로 주문번호와 재고량을 점검하며 주문 바구니에 채워넣는다. 기계가 속도를 담당한다면 사람들은 크로스체크로 오류를 잡아내며 정확성을 담당한다.

픽업 로봇 미니로드.
픽업 로봇 미니로드.
3층 ‘웨트 코너’에서는 100명 가까운 직원들 모두 두툼한 점퍼 차림으로 일한다. 냉장·냉동식품과 신선식품 전용으로 기온이 섭씨 8도를 유지한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건 초대형 냉동창고 4개다. 냉동창고를 가득 채운 건 상품이 아니라 보냉팩이다. 냉동팩은 영하 40도에서 급속냉동한다.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이마트몰 아이스크림 배송의 비법이 이 냉동팩에 있다. 특수냉동팩과 함께 배송된 아이스크림은 실온에서도 5시간 동안 녹아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신선식품은 최근 유통가의 격전지가 된 온라인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다. 온라인쇼핑시장은 2007년 15조7655억원에서 지난해 64조9133억원 규모로 4배 넘게 성장했다. 매출은 급증했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가 눈을 돌린 것이 신선식품이다. 신선식품을 얼마나 빠르게 배송하는지에 온라인몰들은 사활을 걸었다. 김포물류센터는 신선식품 배송 전쟁의 최전선인 셈이다. 안 센터장은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3층은 매일 새롭게 채워지다시피해 창고의 의미는 별로 없다”며 “일은 품질 관리를 위해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 1층 배송장. 모니터로 공산품, 냉장품, 냉동품, 물 등의 주문 갯수를 재확인하고 온도관제 시스템이 설치된 트럭 380대로 당일 배송에 나선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 1층 배송장. 모니터로 공산품, 냉장품, 냉동품, 물 등의 주문 갯수를 재확인하고 온도관제 시스템이 설치된 트럭 380대로 당일 배송에 나선다. 이마트 제공.
최근 일부 식품 전문 온라인쇼핑몰들이 새벽 배송 경쟁에 뛰어든 반면 이마트몰은 당일배송과 예약배송에 집중한다. 오후 3시 전까지 주문하면 컴퓨터가 지역을 분류하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확인해 배송 순서를 정하고 주문자에게 배송 시간을 문자로 알려준다. 주문에서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잡아 3.5시간. 전체 주문 중에 당일배송이 70%, 도착 날짜와 시간을 지정하는 사전예약 배송이 30%를 차지한다. 김포물류센터 2층에서 이뤄지는 해외배송은 이마트몰 매출의 새 성장동력이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의 한국 상품군 중 매출 2위를 차지하며 수출 2천만달러(약 229억원)를 돌파했다. 해외 쪽 판로를 뚫기 힘든 중소기업들의 입점 문의가 많다고 한다.

이달 6일 이마트몰은 온라인몰 가운데 처음으로 김포센터를 테마로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했다. 물류센터는 창고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소비자들에게 신선식품 안전도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물류센터에 ‘네오’라는 이름도 붙였다. 김포물류센터는 용인 보정물류센터에 이은 ‘네오#2’로, 이마트몰은 2023년까지 수도권에 5개 센터를 추가하고 매일 13만 주문 건수를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해 김포물류센터 운영 개시와 함께 8600억원으로 껑충 뛴 매출이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포/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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