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가 고객이 손수 디자인한 스웨터를 4시간 안에 만들어주는 시범 매장을 베를린에 열었다. 지난해부터 시범 가동중인 신발 로봇공장 ‘스피드팩토리’에 이어 새롭게 시도하는 미래형 생산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고객의 취향에 꼭 맞는 제품을 신속하게 제작해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 매장에서 자신의 옷을 손수 디자인해 제작하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매장 안에 있는 컴컴한 방에 들어가서 레이저로 자신의 몸을 스캔한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 크기를 정하기 위해서다. 물론 레이저 스캐닝이 싫다면 아디다스가 구비해 놓은 표준규격 가운데서 골라도 된다.
손짓으로 조명 센서를 이동시켜 무니를 선택한다. 유튜브 갈무리
그런 다음 프로젝터가 수십종의 준비된 무늬 패턴을 보여주면, 손짓으로 조명을 이동해 가며 자신이 선호하는 무늬 패턴을 고른다. 방에 설치된 센서들이 손짓을 따라 이 임무를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정한 무늬를 컴퓨터 스크린에 띄워 여러 색깔을 조합해본 뒤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다. 정해진 디자인은 매장 안에 있는 편직 기계와 사람의 마무리 작업을 거쳐 스웨터로 완성된다. 완성된 옷은 세탁과 건조 과정까지 마친 뒤 고객에게 전달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데 대략 4시간이 걸린다고 아디다스는 밝혔다.
가격은 200유로(약 24만원)다. 조명 센서의 위치 변화를 통해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 선택 폭이 넓지 않아 아직은 비싸게 여겨질 수 있다. 아디다스는 많을 때는 하루 10여명의 고객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당신을 위한 니트'(Knit For You)라는 이름의 이 매장은 아디다스가 고객들이 실제로 사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아디다스가 앞으로 이런 매장을 더 확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 회사 대변인은 <로이터>에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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