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열흘이라는 추석 연휴에 유통업체 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대형마트는 매출이 늘었지만, 면세점은 신통치 않았다.
9일 유통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5만원 이하 실속형 세트가 골고루 팔리면서 1년 전보다 매출이 늘었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인 가공식품·생필품 선물세트 매출이 9.5% 늘었고, 건강(7.4%), 축산(4.6%), 청과(4.1%) 등도 잘 팔렸다. 추석 연휴 기간(9월 30∼10월 7일) 매출도 지난해보다 23.3%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 연휴 기간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겹쳐 매출이 늘어난 것 같다”며 “연휴가 길어 나들이 겸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늘어난 것도 매출 증가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지난해보다 12.6% 증가했다. 추석 연휴 기간 매출도 스포츠용품(26.9%)과 남성복(19.7%) 등이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9.1%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추석 연휴 기간(9월 30∼10월 7일) 매출 신장률이 7.0%였다. 대형마트의 경우 업계 1위 이마트는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3.2% 줄었지만,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2.5%,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못했다. 이번 연휴에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들이 많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국경절 특수를 누리지 못해서다. 중국에서는 올해 국경절과 중추절(추석)이 겹쳐 지난 1∼8일이 연휴였다. 중국 방문객이 줄면서 롯데면세점의 경우 10월 1∼7일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중국인 매출은 25% 감소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 매출도 약 10% 감소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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