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인 롯데월드타워는 최근 전기차 충전소 6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기존에 있던 118개까지 합하면 롯데월드타워에만 124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롯데는 내년 6월까지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4시간 무료 충전 및 주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다른 복합쇼핑몰인 신세계그룹 ‘스타필드 하남’에선 충전소 설치뿐만 아니라 아예 전기차도 판매하고 있다. 올 3월 테슬라코리아가 쇼핑몰 안에 입점했다. 국내에선 처음이다. 매장에는 모델S 차량 두대가 전시돼 있고, 사전에 신청하면 시승도 가능하다.
복합쇼핑몰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리조트 등 유통?레저 업체들이 ‘전기차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충전소를 설치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가 하면 전기차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9일 업계 말을 종합하면, 이마트는 현재 전국 116개 점포에서 208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하남점과 죽전점에서는 쎄미시스코의 초소형 전기차 ‘D2’도 판매한다. 하남점에 가면 스마트 모빌리티 편집숍 ‘M라운지’에서 전기차 등을 전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35개 점포에 50개 충전소가 설치돼 있고, 올해 말까지 50개 점포 8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33개 점포에 충전소가 있는데,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레저업계도 전기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전국에 위치한 한화리조트와 특급호텔 더 플라자, 골프장에 22개의 충전기를 설치했다. 리조트 등에 방문하는 고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명레저산업은 전국 15개 리조트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유통·레저업계가 앞다퉈 전기차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정부는 배기가스 등 환경 문제가 심각한만큼 친환경차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올 8월 말 기준 전기차는 1만8435대로 1년 전(7677대)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정부는 올해 2만대 시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고, 2022년까지 ‘35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생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과 친환경 이미지로 전기차는 굉장히 유망한 시장”이라며 “충전도 하면서 쇼핑도 할 수 있으니 전기차를 운전하는 고객이라면 인프라가 갖춰진 마트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충전소 등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노하우나 시간이 필요해 발빠르게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기에도 좋다. 환경 문제가 워낙 심각해지고 있어 국내외 기업들은 ‘친환경 윤리’를 기업 경영의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가 초고층 건물이다 보니 에너지 소비가 많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친환경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고단열 유리, 태양광 집열판, 풍력발전 등 세계적 친환경 빌딩 인증에서 ‘골드등급’을 받은 상태다. 전기차 충전소 등 친환경 설비투자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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