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조현아·현민 자매 모습.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을 조사중인 관세청이 조 회장의 자택과 회사 등 5곳을 2일 추가로 압수수색해 자택에 있는 비밀공간을 발견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갔더니, 실제로 지난 압수수색 때 확인하지 못했던 비밀공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비밀공간에 있는 물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세관 당국은 지난달 21일과 23일에도 압수수색을 했지만 복잡한 구조와 은밀한 위치 탓에 이 비밀공간을 찾지 못했다. 조 회장 집은 건물 면적만 400평 이상이어서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집안 내부에 대한 설명이 비교적 상세히 담긴 제보에 의지해 비밀공간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인천본부세관은 이날 오전부터 조 회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이 사는 서울 평창동 자택 및 서울 강서구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 인천공항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 등 총 5곳을 압수수색했다.
조 회장 일가는 명품 가구 같은 고가 제품을 관세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관세청은 앞선 압수수색에서 탈세 의심 물건의 사진을 찍어 기초 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카드 해외 사용 내역과 대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선 “조 회장 집의 안방 드레스룸 안쪽, 다락방 벽쪽, 지하 등에 대형 금고 형태의 비밀방이 있다”는 말까지 떠돌았다.
조 회장 일가의 밀수 금액이 2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적용도 가능한 상황이다. 특가법상 밀수 물품의 원가가 5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정국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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