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서도 인기가 높은 아고다, 부킹닷컴 등 국외 호텔·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결제가 되거나 중복 결제 되는 등 오·중복 결제 사고가 늘어 한국소비자원이 주의보를 내렸다. 특히 오·중복 결제를 하고도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까지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온라인 국외 구매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 건수는 4909건으로 지난해 동기(2632건)에 비해 86.5% 늘었다. 소비자원은 “국외 숙박과 항공 예약 서비스 관련 상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숙박 관련한 상담은 1074건, 항공권 관련 상담은 865건으로 지난해(숙박 241건, 항공 266건)와 비교했을 때 각각 346.6%, 225.2% 증가했다.
소비자원이 상담이 들어온 국외 사업자 소재 나라를 분석했더니 싱가포르가 6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749.3%나 늘었다. 소비자원은 “싱가포르 소재의 호텔 예약 업체인 ‘아고다’ 상담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담 내용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결제가 되거나, 결제 시스템 오류로 중복 결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외 서비스의 경우 한번 결제한 신용카드 등의 정보가 자동 저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 번 이용 때 ‘예약’만 해도 자동으로 결제가 돼버리는 것이다. 국내 서비스와 달리 결제를 최종 고지하는 안내가 나오지 않아 소비자가 속기 쉬운 구조다.
문제는 잘못된 결제 뒤에 환불을 요청해도 환불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환불 불가’ 등을 내건 여러 상품 옵션이 있는데,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소비자원은 “거래조건에 따라 취소나 환불이 안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관련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너무 싼 상품의 경우 환불 불가 조건이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각 업체에 결제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