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온라인 사업 확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향후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온라인쇼핑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미 롯데는 지난 13일 계열사인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15일 롯데쇼핑은 “오는 8월 백화점,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 그룹 내 8개의 온라인 조직을 통합해 ‘이(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향후 3조원을 투입해 ‘오포오(O4O·Online for Offline)’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오포오 전략은 소비자의 구매 이력과 각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각 계열사가 보유중인 3800만명에 달하는 구매 데이터를 통합하기로 했다. 또한 전국 1만1천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에 활용하기로 했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1대1 맞춤형 쇼핑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중소 협력업체에 마케팅부터 배송·교환·환불까지 판매 과정 전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신성장 동력인 온라인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같은 롯데의 공격적인 전략은 최근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경쟁사 신세계의 ‘쓱닷컴’을 의식한 것으로 읽힌다. 2014년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를 합친 통합 온라인 쇼핑몰 쓱닷컴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길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까지 사모펀드 1조원을 투자받아 분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닷컴은 지난해 매출이 1945억원으로 감소 추세였다. 계열사별로 별도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약점이었다. 롯데가 이를 타개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온라인 영역의 분사 계획을 밝힌 신세계와, 통합 계획을 밝힌 롯데, 어느 쪽이 미소를 짓게 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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