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 이디야의 한 가맹점주가 페미니스트 집회 참석을 이유로 아르바이트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디야 본사가 해당 가맹점주를 ‘제재’하기로 했다.
이디야는 13일 밤 회사 에스엔에스(SNS)에 공지문을 올려 “가맹점 근로자가 페미니스트이기에 부당해고당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가맹점주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브랜드 가치 훼손에 따른 시정요구서를 발송하고, 가맹점주를 소환해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 존중 교육 및 노무 준수사항에 관한 재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음 분기까지 해당 매장의 판촉을 중단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 가맹점에 사례를 공유하고, 다양한 가치관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신설하기로 했다”며 “문제가 된 가맹점주가 회사의 제재 조처를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의 한 이디야 가맹점 아르바이트 직원은 지난 12일 본인 에스엔에스에 글을 올려 “지난달 중순 회식 도중 근무 시간이 겹쳐 페미니스트 집회에 늦게 도착했다고 말한 뒤 점주와 말싸움이 있었고, 곧이어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근로기준법상 해고 통보는 퇴사일 30일 이전에 해야 하나, 가맹점주는 불과 7일 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직원은 해고 뒤 다른 커피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다.
이디야의 신속한 대처는 페미니즘이 회사 경영상의 중요한 변수가 된 현실을 보여준다. 13일 오전 이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이디야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진상을 파악 중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고, 밤에 점주 제재 사실을 알렸다. 그동안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발생한 많은 회사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커피전문점의 상당수 이용객과 직원이 여성인 점도 발빠른 대처 이유로 꼽힌다. 이디야 관계자는 “사회 전반의 페미니즘 이슈와 여성 고객이 많은 커피 업계의 사정을 고려해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최대한 신속하게 막고자 했다”고 말했다. 2016년 서울 커피 티브이와 서울 카페쇼가 발간한 커피 백서에 따르면, 커피 업계 종사자의 56%가 여성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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