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의 수리비가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 수리비보다 평균 2.7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7일 손해보험사의 수리비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제차의 부품비는 국산차에 견줘 평균 4배, 시간당 공임(수리 직원의 노임)은 1.6배, 도장료는 1.8배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예컨대 교통사고가 날 경우 파손빈도가 높은 앞범퍼·헤드범퍼·후드·뒤범퍼 등의 부품 청구가격이 국산 최고가 승용차인 에쿠우스VS450(신차 값 7310만원)에 비해 외제차가 최저 1.8배, 최고 5.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에쿠스의 앞범퍼 커버가격은 9만9000원인데 비해, 이보다 싼 볼보S80 2.9(신차값 7042만원)의 앞범퍼 커버가격은 무려 87만4600원으로 9배 가까이 비쌌다.
도장료는 에쿠스의 경우 약 12만원(앞범퍼)인데 비해 볼보는 33만9천원, 아우디는 19만원이었다. 시간당 공임 청구액은 국산차가 1만9370원(건교부 공표 공임의 중간값)이었지만, 베엠베(BMW)·벤츠의 경우 4만6000원에 달했고 볼보 3만1500원, 렉서스 2만5000원으로 높았다.
박진호 자동차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외산 차량의 수리비가 적정화되지 못하는 것은 외산차량 딜러가 수리비 산출 기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적정 원가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수리비 계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산차의 보험요율을 별도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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