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설 연휴를 겨냥해 내놓은 설 간편식 매출이 지난해보다 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의 개념이 휴식으로 바뀌고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에스(GS)리테일은 설날 전인 1월30일~2월4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에스수퍼마켓의 즉석조리 코너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54%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평소에는 김밥과 치킨 등의 음식 매출이 높았지만, 설을 앞두고는 떡국떡, 전, 튀김류 같은 명절음식의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김경진 지에스수퍼마켓 조리혁신팀장은 “핵가족, 혼설족 등이 증가함에 따라 슈퍼마켓 즉석조리 코너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조리 상품에 대한 매출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 명절을 맞아 가정간편식(HMR) 설 음식을 선보인 백화점들도 웃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휴 기간 ‘마이셰프 전통 상차림 세트’와 ‘피코크 손님상세트’ 등 가정간편식 매출이 지난 설 연휴 때보다 73%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명절연휴동안 집에 머무르면서 간편하게 식사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가정간편식이 인기 끈 것으로 보인다”며 “선물용으로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고객도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불고기, 육개장 등으로 구성된 현대백화점의 ‘원 테이블 설 선물 세트’는 작년보다 35% 이상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간단하게 명절 음식을 차려 먹을 수 있다는 점과, 설이 아니더라도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세트라는 점 때문에 매출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설 연휴를 휴가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 기간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다음소프트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1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설날’의 연관 키워드 1위는 ‘연휴’(7만8419건)였으며 ‘명절’, ‘차례’ 언급량은 2014년에 비해 각각 12%,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귀성길’, ‘귀향길’ 언급량도 2015년부터 꾸준히 줄어 2018년에는 8005건에 그쳤다고 한다. 다음소프트는 “최근에는 차례나 제사가 간소화되면서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고, 핵가족화 등으로 인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편식이 일종의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간편식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명절 연휴기간동안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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