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보다 상품 종류 다양
대형마트보다 사람 덜 붐벼
2∼3월 오프라인 채널 중 유일하게 매출 증가
대형마트보다 사람 덜 붐벼
2∼3월 오프라인 채널 중 유일하게 매출 증가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유독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편의점보다 상품 구색이 다양하면서도 대형마트와 달리 사람들이 덜 붐비는 기업형 슈퍼의 특징이 감염병 사태에서 빛을 발했다고 보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2~3월 두달간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오프라인 업체는 기업형 슈퍼가 유일했다. 기업형 슈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1월엔 식품·비식품 분야 모두 매출이 줄면서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하지만 2월엔 8.2%, 3월엔 5.5% 매출이 외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2월 -21.4%, 3월 -40.3%)과 대형마트(2월 -10.6%, 3월 -13.8%)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개학 연기의 여파로 3월 편의점 매출도 2.7% 감소했다. 산자부는 “(기업형 슈퍼 매출 증가는) 지난해 5월 이후 첫 매출 증가이며 2015년 2월(9.4%) 이후 최대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람이 몰리는 대형마트를 피하려는 고객들이 기업형 슈퍼로 발길을 돌렸다고 본다. 대형마트보다 품목 수(SKU)는 적지만 방문객 수가 비교적 많지 않고, 편의점보다 점포 수가 많진 않으나 신선식품 등에 강하다는 점이 고객을 유인했다는 것이다. 400개 이상의 슈퍼 점포를 보유한 롯데쇼핑 쪽은 “4월에도 슈퍼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0.3% 늘었다”며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고 덜 붐빈다는 인식 때문에 필요한 물품만 빠르게 사 오는 수요가 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230여개의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운영하는 이마트 관계자도 “3월까지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며 “코로나 이후 기업형 슈퍼와 식자재 마트 등 근거리 상권 소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중간쯤인 기업형 슈퍼의 가능성이 되살아나면서 일부 유통업체는 그동안 정체 상태였던 기업형 슈퍼를 키우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의 전체 판매액은 2015~2019년 5년간 7조4천억~7조6천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347곳을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지난해 일부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개편한 결과 해당 점포의 매출과 손님 수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늘면서 도보 생활권 슈퍼가 주목받고 있다. 전사적으로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익스프레스가 매출을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에스리테일도 지난 1분기(1~3월) 지에스더프레시의 영업이익이 16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근거리 쇼핑에 최적화된 조리식품군 차별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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