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스트레스가 많으시죠? 칼칼한거 당기잖아요. 한번 열어볼게요.”
25일 낮 편의점 지에스(GS)25 강남프리미엄점. 방송을 진행하는 유승연 쇼호스트가 ‘끝짱각 닭갈비 삼각김밥’(1100원)의 포장을 벗기고 김밥을 반으로 갈랐다. 김밥 안에 들어있는 밥알과 닭갈비 속을 꺼내 보여준 뒤 “닭이 씹힐 수 있게 고명이 들어가 있다”, “향이 매콤해서 닭갈빗집에 온 것 같다”고 말하자, 앱으로 방송을 보고 있던 누리꾼들은 “맛있어 보인다”, “방금 샀다” 같은 댓글을 남겼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라이브커머스(티브이 홈쇼핑처럼 모바일 앱을 통해 생방송으로 상품을 소개, 판매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세대가 비교적 익숙하게 이용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이들의 구매력을 붙잡겠다는 의도다.
지에스 25 유튜브 갈무리. 엠씨 프라임과 방송인 김민아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까지 라이브커머스에 나선 데서도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확대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지에스25는 오는 30일까지 매일 1시간씩 쇼호스트를 초청해 매장에서 라이브 기획전을 선보이기로 했다. 판매 품목은 1100원짜리 삼각김밥부터 4800원짜리 도시락 등 신선식품 12종이다. 이용자가 방송을 보고 구매하면 다음 날 매장에서 상품과 맞바꿀 수 있는 쿠폰을 보내주는 식이다. 지에스25는 “최근 방송을 보고 쇼핑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라이브커머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생겼다. 편의점도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도 앞다퉈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4일부터 룩북(패션 관련 카탈로그)을 영상으로 만든 ‘비디오매거진’을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고객이 결혼식·홈트레이닝 등 주제에 맞는 비디오매거진을 시청하면서 영상을 누르면 제품 구매 화면으로 이동,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자사 앱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내보내고 있으며, 신세계는 지난달 영상 콘텐츠 제작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하며 향후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다 20·30대 고객들이 유튜브의 영향으로 영상에 친숙하다. 이들을 주요한 고객층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세대에 익숙한 문법을 사용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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