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밀레니얼세대와 제트(Z)세대를 겨냥해 온라인 추첨으로 구매 자격을 부여하는 래플 방식을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8일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와 래퍼 빈지노가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 ‘아이앱 스튜디오’(IAB STUDIO)가 협업한 한정판 상품을 롯데백화점 본점과 부산본점에서 단독으로 발매한다고 10일 밝혔다. 아식스 누리집에서 응모해 당첨문자를 받은 고객은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주요 상품은 아식스의 트레일 러닝화에 아이앱 스튜디오의 디자인을 적용한 것으로 가격은 14만9000원이다.
이번 판매는 백화점 최초로 ‘온라인 래플’ 방식을 도입했다. 래플이란 한정판 상품을 사기 위해 매장에서 줄 서는 대신 사전에 온라인으로 응모한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구매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단순히 구매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 3월 래퍼 트래비스 스콧·브랜드 오프화이트 등과 협업한 나이키 운동화를 한 켤레씩 래플로 판매하자 응모자가 14만명을 넘었다.
‘드레스 코드’에 맞춰 참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이키 운동화 래플에 참여하려면 나이키 상의와 신발을 착용하고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식이다. 나이키스니커즈 홍대점이 진행해온 래플 드레스코드에 맞춰 인스타그램에 ‘스니커즈홍대줄서기’ 해시태그로 올린 게시물만 2만8000여개에 이른다.
래플에 150여 차례 참여해 6번 당첨됐다는 전상현(27)씨는 “인기 상품은 정상 가격의 10배 넘는 가격으로 팔리기도 해 리셀(되팔기)을 위해 응모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진을 올리고 래플에 참여하는 게 패션에 관심 많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이재옥 상품본부장은 “밀레니얼-제트 세대를 중심으로 한정판 등 나만의 패션 아이템을 찾고자 하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콜라보 상품을 기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