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위기가 이어지면서 홈플러스 임원들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급여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손님 감소 및 실적 악화에 따른 고통 분담을 위해 부문장 이상 임원들이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실적 부진으로 2017 회계연도부터 사장 이하 임원들의 급여를 동결하고 있는데, 위기가 커지면서 급여도 반납하기로 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오너 기업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임원의 급여 자진 반납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했다.
홈플러스는 전자상거래의 발달에 따른 ‘유통업의 위기’를 정통으로 맞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회계연도(작년 3월~올해 2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 38.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당기순손실을 봤다. 실적 부진으로 점포 등 유형자산의 가치가 현저히 낮아지면서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돼 점포를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었다”고 덧붙였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침체기 속에 2만2000명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임원들과 함께 급여 자진 반납을 결정했다”며 “큰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사장부터 사원까지 모든 홈플러스 식구들의 힘을 한데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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