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3천원대 와인이 등장했다. 일부 수입·수제 맥주가 캔당 4천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맥주보다 싼 와인이 등장한 셈이다. 수년 전부터 와인은 대형마트에서 손님을 끌어모으는 미끼상품으로 자리잡은 상품이다.
22일 롯데마트는 스페인산 와인 ‘레알 푸엔테’ 드라이레드·세미스위트 2종(750㎖)을 25일부터 40만병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3900원이다. 대형마트가 3천원대 기획 와인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1.5ℓ 프랑스산 와인 ‘레오 드 샹부스탱’을 7900원에, 칠레산 와인 ‘나투아’를 4900원에 내놓는 등 저가 와인을 잇달아 출시한 바 있다. 롯데마트 담당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와인은 10만~15만병 정도 계약하는 게 보통인데, 3천원대 와인은 초도물량 40만병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물량 계약으로 판매가를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고객 반응에 따라 추가 물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형마트 간 저가 와인 경쟁은 치열했다. 이마트는 지난 9월 4900원(750㎖)짜리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2종을 선보이며 저가 와인 경쟁에 불을 댕겼다. 최근에는 같은 가격에 ‘도스코파스 샤도네이’를 출시하며 화이트와인으로도 범위를 넓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호주산 와인 ‘체어맨’(750㎖) 3종에 이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산 ‘카퍼릿지’(750㎖) 3종을 각각 4990원에 내놨다. 롯데마트의 이번 3천원대 와인 출시는 이런 흐름에 대한 맞불을 놓는 성격이 짙다.
관련 매출도 늘고 있다. 롯데마트의 1월~6월22일 기준 6천원 이하 초저가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4%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롯데마트 쪽은 “저가 와인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해보니 ‘와인을 구매하지 않았던 고객’ 비율이 50%였다”며 “대형마트는 와인으로 고객 집객을 기대할 수 있고, 와인 수입업체도 와인 시장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