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기충격에도 열리지 않고 비상시에는 노약자가 쉽게 수동으로 열 수 있는 한국산업규격(KS) 인증 디지털 도어록(현관잠금장치)이 나올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전기충격에 열리지 않고 수동개폐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토록 함으로써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디지털도어록 KS 개정안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작년 11월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서 고부가 사망한 원인으로 디지털도어록 개폐장치의 오작동이 의심된 적이 있는데다 최근엔 전기충격기에 의해 디지털도어록이 쉽게 열릴 수 있음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기술표준원은 생산업체 및 전문가 회의를 거쳐 디지털도어록이 3만볼트의 고전압에 의한 충격에도 열리지 않도록 했다. 또한 화재 등 비상시에 노약자가 내부에서 문을 쉽게 열어 탈출할 수 있도록 수동개폐장치가 눈에 잘 띄면서 조작이 편한 구조로 장착되도록 하고 0.1N.m(1kg) 이하의 힘에서도 열리도록 했다. 이와함께 디지털도어록 보조키도 KS 인증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술표준원 안종일 전기기기표준과장은 "작년 8월 디지털도어록 KS가 마련됐으나 아직 인증받은 제품이 없기 때문에 향후 이같이 개정된 규정이 모두 포함된 KS 인증 디지털도어록이 4월께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과장은 또 "4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표준화회의에 디지털도어록 KS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할 예정이며 이것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우리 디지털도어록의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도어록은 국내 200만가구 이상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돼 시장규모가 지난해 1천500억원대에 달했고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도 작년에 1천50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한국디지털도어록제조사협회는 "정부의 제품 기준에 적합할 뿐 아니라, 이 보다 더욱 안전한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디지털도어록 산업을 한국의 대표 IT산업으로 육성시켜 나가겠다"는 업계의 입장을 밝혔다. 김현준 기자 ju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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