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호빵, 짜장 호빵 등 속 재료가 다양한 호빵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겨울철 간식인 호빵을 한 끼 대용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호빵이 편의점 주력 상품이 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일부 편의점 체인에서는 ‘전통 호빵’인 단팥 호빵보다 단팥이 들지 않은 호빵의 매출이 더 높아졌다.
1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10월에 접어들면서 20종이 넘는 호빵 신제품이 출시됐다. 우선 에스피씨(SPC)삼립은 지난 6일 호빵 25종을 내놨다. ‘이천 쌀 호빵’, ‘공주 밤 호빵’ 등 지역 농산물 호빵과 ‘매운 불닭 맛 호빵’, ‘사천짜장 호빵’ 등 매운맛 호빵을 선보였다. 편의점 업계도 최근 자사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호빵을 내놓는다. 지에스(GS)25는 ‘불오징어 만두 호빵’, ‘고추잡채 만두 호빵’ 등 식사 대용 호빵과 ‘에그 커스터드 호빵’, ‘허쉬 초코 호빵’ 등 단맛을 강조한 간식용 호빵 등을 출시했다. 씨유(CU)도 두유 크림이 든 ’삼육 두유 호빵‘과 속 재료로 떡을 쓴 ’쑥떡쑥떡 호빵‘ 등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호빵이 간식을 넘어 식사에 가까워졌다고 본다. 당초 호빵은 분식집에서 판매되던 찐빵을 1971년 제품화한 것이다. 초기에는 단팥 호빵 등 간식으로 판매됐다. 이후 만두와 비슷한 야채 호빵과 피자 호빵 등이 인기를 끌고, 최근에는 호빵을 ‘간편한 한 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점차 속 재료가 다양해졌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에스피씨삼립 관계자는 “그동안 트렌드에 따라 김치, 오징어 먹물 등을 속재료로 쓴 호빵을 출시해왔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밥 문화가 확산하면서 만두형 호빵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일반 호빵(90g) 대비 30% 이상 중량이 늘어난 ‘왕호빵’(120g)을 출시한 씨유도 “식사 대용으로 하나만 먹어도 충분한 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는 단팥 없는 호빵이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에스25의 호빵 매출 자료를 보면, 2016년 단팥 호빵과 단판 없는 호빵의 매출 비중은 54 대 46이었으나, 지난해 30 대 70으로 매출 비중이 역전됐다. 편의점마다 특색있는 호빵 출시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에스25는 “호빵은 고객의 점포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호빵이 한 끼 식사 및 간식거리로 소비자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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