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대학-중기 가족제도 “기술·인력 곳간문 활짝”

등록 2006-02-08 19:20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소재 중소기업인 알엔디 연구실에서 이동광 한국산업기술대 휴학생, 박익서 대표이사, 이현우 한국산업기술대 재학생, 김주형 부장, 이상모 한국산업기술대 졸업 예정자, 김주성 대표이사, 이종현 한국산업기술대 실습생(왼쪽부터)이 개발한 제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소재 중소기업인 알엔디 연구실에서 이동광 한국산업기술대 휴학생, 박익서 대표이사, 이현우 한국산업기술대 재학생, 김주형 부장, 이상모 한국산업기술대 졸업 예정자, 김주성 대표이사, 이종현 한국산업기술대 실습생(왼쪽부터)이 개발한 제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시화공단 한복판 대학-2600개 업체 협력
교수 1명당 20곳씩 맡아 기술·마케팅 조언
학생들 현장실습 운영…5년간 취업 100%

네트워크 성공시대/③ 산기대-㈜알엔디

중소기업에게 대학은 인력과 연구개발의 보고다. 하지만 대학은 중소기업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데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 안에는 오로지 중소기업 만을 바라보는 4년제 대학이 있다.

1998년 세워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산기대)는 ‘중소기업의, 중소기업에 의한, 중소기업을 위한’ 대학이다. 2600여개의 ‘가족회사’와 탄탄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인력까지 중소기업을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대학이 산업단지 중심에 있어 산학협력 활동이 더욱 쉽게 이뤄지는 장점도 있다. 대학과 기업 간의 기술교류와 공동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학생의 현장연수, 실험·실습장비 활용 등 내용도 풍부하다. 전자인식(RFID) 솔루션 전문업체인 ㈜알엔디와 산기대의 끈끈한 인연과 믿음의 바탕은 이런 산학협력 프로그램에서 시작된다.

알엔디는 산기대가 고향이다. 산기대 창업보육센터에서 회사가 탄생했고 독립한 지금도 연구개발, 인력 교류 등에서 인연을 이어간다. 지하철 1~7호선 교통카드 단말기를 최초로 개발한 박익서 대표와 김주성 대표가 2001년 함께 창업한 회사인만큼 기술력과 아이디어, 열정 등은 넘쳐났지만, 다른 창업기업과 마찬가지로 초기 자본·기술·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때 산기대의 ‘가족회사’ 제도가 버팀목이 됐다. 김주성 대표는 “관련 업계의 정보부터 기술, 인력지원까지 골고루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고마워한다. 알엔디 쪽은 매주 한차례 이상 산기대 전자공학과의 최성연 교수와 만나 기술상담부터 영업·판매 전략, 업계 동향까지 조언을 듣는다.
김 대표는 “최 교수님이 산업체 경력이 있다보니, 한가지를 물어도 곧바로 전체적인 공정을 떠올리며 조언해준다”며 “제품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산기대 쪽은 전임교수를 뽑을 때부터 지원자의 산업체 근무 경력에 가장 큰 점수를 준다. 덕분에 산기대의 전임교수들은 모두 산업현장에서 5~20년 일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교수 한명이 평균 20곳의 가족회사를 관리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간다. 최성연 교수는 “대기업에서는 비록 첨단기술을 연구해도 여럿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서는 조금만 조언해도 중소기업이 쑥쑥 커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더 보람있고 즐겁다”고 말했다. 산기대의 교수 1인당 연구비는 평균 3억1300만원으로 포항공대와 광주과학기술원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이다. 또 산기대 쪽은 업체의 수요를 조사해 매년 최첨단 장비를 들여놓고, 대학의 연구시설도 24시간 업체에 개방하고 있다.

알엔디는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어려움이라는 인력 문제도 산기대와 함께 해결해나간다. 산기대에서 운영 중인 ‘프로젝트 실습’은 재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가족회사 또는 일반 중소기업 현장에서 수업을 받는 산학연계 교육과정이다. 박익서 대표는 “산기대 학생들이 현장 실습하면서 학생들이 현장을 경험하게 되고, 우리 쪽도 실제 업무에 투입해 머리를 맞댈 수 있어 이익”이라며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과 달리 학생들이 평소 생각했던 일을 실험해볼 수 있어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알엔디 직원 16명 중 3명이 산기대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다. “실습생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접근하면, 학생들에게도 손해고 회사 이미지가 나빠져 우리에게도 손해죠. 지난해에는 여름방학 때 3명, 겨울방학 때 2명을 받아서, 그중 1명은 아예 채용했습니다.” 재학생이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 학교 쪽은 수업을 야간으로 돌려준다. 낮에 일하고 저녁에 공부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다. 덕분에 산기대는 ‘취업난 무풍지대’다. 올해 2월 졸업예정자 551명 전원이 취업했다. 첫 졸업생을 배출해낸 2002년 이후 5년 연속 취업률 100%를 자랑한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우량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산기대는 대외 평가에서도 상위권을 달린다. 공학분야 연구비 총액은 전국 10위에 올랐다. 산기대 홍보실의 송영승 대리는 “지난해 가족회사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해보니, 산학협력 이후 매출과 생산성이 평균 27%, 32%씩 올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자랑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