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인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용산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6주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계획이 시작된다. 연합뉴스.
코로나와 공존의 길(위드 코로나)을 선택한 나라들은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에선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했다.
31일 한국은행은 주요 7개국의 ‘위드코로나’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방역 완화로 이동성이 높아져 대면서비스인 음식점・여가시설에서 소비회복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방역강도(0~100)가 10포인트 낮아지면 식당, 카페, 쇼핑센터, 놀이공원, 영화관 등의 방문자수가 5% 가량 늘어났다. 식료품점(농산물시장, 전문식품점, 약국 포함) 방문자는 1.6% 증가했다.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은 계절적 풍토병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점도 소비활동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면 식료품점 방문은 되레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식료품점 음식구매의 일부가 음식점 방문소비로 대체된 영향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활력을 되찾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11월1일부터 6주간 시행되는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는 일부 감염 고위험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규제가 없어지고, 식당·카페 등은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외식·숙박·여행·체육·영화·전시·공연·프로스포츠 관람·농수산물 등 9개 소비쿠폰의 오프라인 사용도 재개한다. 지난 24일까지 카드 캐시백을 신청한 국민은 1452만명으로, 캐시백 규모는 1465억원에 달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에 따른 방역체계 전환은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 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한 나라 대부분은 치명률이 하락하고 사망자수(일평균)도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확진자 수 추이는 방역 강도나 인구밀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영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한데다 접종률도 낮아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싱가포르·이스라엘·네덜란드는 지역내 빈번한 대면접촉으로 감염병이 크게 확산됐다. 특히 인구밀도가 세계 2위인 싱가포르(㎢당 7916명)는 접종률이 높고 방역도 엄격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해 방역강도를 다시 높였다. 우리나라 인구밀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이며 서울(㎢당 1만5769명)만 놓고보면 싱가포르보다 높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도 대면서비스업의 경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싱가포르처럼 방역완화 이후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이동성이 하락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광덕 이정훈 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