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SM 세계대회가 13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공원 광장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세계 각국의 전자회사들이 내놓은 최신형 휴대전화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한국쪽 ‘디엠비’-노키아 ‘유럽형’ 불꽃경쟁
삼성 세계최고 3.6메가급 HSDPA폰 첫선
삼성 세계최고 3.6메가급 HSDPA폰 첫선
3GSM 세계대회 현장 둘러보니 ‘더 빠르고 더 선명하게….’ 13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럽형 휴대전화 전시회(3GSM 세계대회)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HSDPA) 방식의 휴대전화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같은 모바일 텔레비전 제조사들의 기술 경연장을 방불케했다. 해마다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정보통신 전시회 ‘세빗’이 그 해 판매될 제품과 기능 소개 위주인 반면, 이보다 한발 앞서 열리는 3GSM은 그 해 시장을 주도할 새 기술과 제품의 흐름을 미리 읽을 수 있는 자리다. “모바일 TV를 잡아라”=올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최대 화두는 ‘모바일 텔레비전’이다. 우리나라의 디엠비처럼 들고 다니며 실시간으로 텔레비전을 즐기는 휴대전화의 돌풍이 예상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노키아, 모토롤라 등은 유럽형 이동방송 규격(DVB-H) 기반의 제품을 내놨지만,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디엠비를 비롯한 모든 방식의 휴대전화를 들고나와 기술력을 과시했다. 노키아가 올해 상용화를 앞두고 처음 내놓은 유럽형 휴대전화는 폴더 형태로 화면이 180도 회전하도록 설계돼 있다. 겉모양은 ‘미니 캠코더’를 떠오르게 한다. 노키아는 이를 앞세워 국내 업체들에게 선수를 뺏긴 모바일 텔레비전 시장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노키아 쪽은 “유럽을 포함해 현재 5개 대륙에서 20개 사업자가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소니에릭슨의 경우 뮤직폰에 주력했을 뿐 이렇다 할 새 제품은 눈에 띄지 않았고, 모토롤라는 노키아처럼 유럽형 폰으로 승부를 걸었다. 모바일 텔레비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는 디엠비 진영과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의 유럽형, 미국 퀄컴이 이끄는 미디어플로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다. 삼성은 지상파 및 위성 디엠비를 비롯해 노키아의 유럽형, 퀄컴의 미디어플로 기반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어떤 기술이 주도권을 쥐더라도 나쁠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장은 유럽 기반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노키아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디엠비와 유럽형 방식이 모두 유럽 표준으로 채택돼 있어, 향후 시장 구도는 지켜봐야 한다. 아직 모바일 텔레비전 시장이 형성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제조사들이 서로 뺏고 뺏기는 살벌한 경쟁보다는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쪽의 경쟁이 예상된다. 퀄컴이 주도하는 미디어플로도 서비스가 시작되는 올 가을께부터 하나의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빨리 더 빨리”=“이제 음악이나 엔터테인먼트는 휴대전화의 기본 기능일 뿐이다.” 스페인광장의 전시장에서 만난 김운섭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부사장은 정보통신 사업자와 제조업체들이 이전보다 속도가 훨씬 빠른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 휴대전화에 주목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모바일 텔레비전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두루 갖춘 휴대전화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 속도 향상은 불가피하다. 현재 이 방면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 있다. 삼성은 이번 전시회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3.6메가(Mbps)급의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 휴대전화를 내놨다. 지난해보다 처리 속도를 두배나 끌어올렸다.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은 3세대인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영상과 음성을 전송할 수 있는 3.5세대 통신기술로, 올해부터 세계 각국에서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프랑스에서 시작될 지상파 디엠비 시범서비스 사업에서 디엠비폰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지상파 디엠비를 가장 먼저 준비해온 나라다. 바르셀로나/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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