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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뉴스분석] 수출·수입 ‘쌍방향 악재’…무역적자 개선 ‘암운’

등록 2022-02-02 18:53수정 2022-02-03 09:57

1월 무역적자 48억9천만달러
역대 최대…두 달 연속 적자
부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한 풍경. 연합뉴스
부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한 풍경. 연합뉴스

무역수지가 지난해 12월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새해 첫 달엔 역대 최대 수준인 48억9천만달러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최근 주력 수출 지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수입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연간 기준 무역흑자 전선이 흔들린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간 기준 무역적자는 2008년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자료를 보면, 한국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건 지난해 12월(4억5천만달러)부터다. 수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달 수출액(554억2천만달러)은 전년 동월에 견줘 15.2%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수입액(602억1천만달러)은 이보다 두 배 남짓인 35.5% 증가했다. 수입 증가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크게 압도하면서 무역수지도 두 달 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애초 정부도 올해 들어 수출 증가율은 점차 둔화하는 반면 수입 증가율은 더 높은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그럼에도 수지 자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경제전망’을 보면, 정부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다소 축소될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110억달러 내려 잡은 800억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경상수지는 상품 외에 서비스 수출입 등도 포함한 지표다.

정부 “계절적 영향”…3월께 흑자 전환 기대

이런 까닭에 정부는 1월 큰 폭의 무역적자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둔다. 기재부 관계자는 “2월까지는 겨울철 가스 수요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적자가 이어진 뒤 3월엔 흑자로 반전할 것으로 본다”며 “(수출 선행 지표인) 반도체 장비·소재 수입 등이 느는 등 향후 수출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겨울철만 벗어나면 다시 무역수지도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대로 올 수출입 흐름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일단 지난해 12월~1월 무역적자를 촉발한 에너지 수입 폭증세를 단지 ‘계절성’ 탓으로만 보기 어렵다. 지난 한 달 동안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금액은 159억5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배 많다. 지난해 가을 이후 원유 등 에너지원 값 급등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불안에다 탈탄소 시대를 향한 국제적 공감대 확산, 달라 붙은 투기 수요 등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원 수입액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무역수지를 압박할 공산이 있다는 얘기다.

미·중 경제 전망 하향 조정, 에너지값 상승 장기화 우려

수출 전선에도 새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비중이 40%(2021년 기준)를 웃도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가 예상보다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전망이 새로 등장했다. 지난달 25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4.4%)를 석 달 전보다 0.5%포인트 정도 낮췄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4.0%)과 중국(4.8%) 성장률 전망을 각각 1.2%포인트, 0.8%포인트나 깎았다. 최근 3개월 사이 코로나19에 대한 강력 대응 조처(중국)와 대규모 예산 국회 처리 불발 가능성 및 중앙은행의 긴축(이상 미국) 등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을 새 변수가 등장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는 여전히 수출 전망이 좋지만 자동차는 상반기까지는 부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할 수 있다”며 “올 한해 무역수지가 적자는 아니겠지만 지난해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294억달러)는 2012년 이후 가장 작았으며, 한 해 전에 견줘선 34.4%나 줄어든 수치였다.

연간 기준 무역흑자 행진 무너질 수도

여기에 미국 긴축 등의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외환 시장 상황도 수출에 그다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통상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상품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어 수출량과 금액을 늘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는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달러 강세)이 최근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이고 소비 부진과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 등이 더욱 취약해지는 등의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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