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AESA레이다가 장착된 시험항공기(FTB)의 비행시험 장면.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전투기(KF-21)의 핵심 장비인 능동형위상배열(AESA) 레이다를 탑재한 시험항공기(FTB)가 국내 비행시험을 위해 오는 주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며, 3월 중순부터 국내시험에 돌입한다고 4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비행시험을 통해 이 레이다에 구현된 모든 개발 요구 기능 및 성능을 검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비행 시나리오 적용과 반복 시험을 통해 레이다의 완성도 향상 및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화 쪽은 설명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항공기(보잉 737-500)를 개조해 능동형위상배열 레이다를 장착한 시험항공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11~12월 총 10소티(출격 횟수)의 비행시험을 통해 레이다의 핵심 성능인 최대 탐지 거리 등 기본적인 기능과 성능 시험은 이미 마쳤다고 한화시스템은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AESA레이다가 장착된 시험항공기(FTB) 이미지. 한화시스템 제공
이번 국내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레이다의 요구 성능이 잘 준수됐는지를 따지는 최종 판단 뒤 KF-21 시제기에 탑재해 추가 비행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추가로 요구되는 지형 추적 및 회피 기능 시험을 위해 국내 비행 시험기를 활용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국내에서 약 50소티가량 추가 비행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미국이 AESA레이다 기술이전을 거부한 이후 국내 개발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레이다 시제기 1호를 성공적으로 출고시키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며 “앞으로 남은 국내외 비행시험을 통해 레이다의 요구 성능을 최적화시켜 한국형 전투기의 성공적인 개발에 기여함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AESA레이다 시제기 1호. 한화시스템 제공
능동형위상배열 레이다는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생존 및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최첨단 레이다로 공중과 지상 표적에 대한 탐지, 추적 및 영상 형성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형 전투기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처럼 안테나의 기계식 회전에 의한 방식이 아니라 레이다 전면부에 고정된 1천개 남짓의 작은 송수신 통합 모듈을 전자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빠른 빔 조향이 가능하다고 한화 쪽은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0년 8월 능동형위상배열 레이다 시제기 1호를 출고한 바 있다. 세계 12번째 개발 기록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