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화상을 통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초강력 대러 제재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 로이터·스푸트니크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에 맞서 발표한 수출 금지·제한 품목이 반도체소자와 전자 집적회로(IC) 등 모두 5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러시아가 지난 9일 발표한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 관련 대상품목의 상세 목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수출 금지 품목은 219개, 제한품목은 281개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금지 품목은 러시아 관세청의 수출통제 219개 품목으로 반도체 소자, 전자 집적회로 등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수출 제한품목은 러시아 산업통상부, 천연자원환경부 등 5개 부처에서 수출 허가를 관리하는 281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에 대해선 러시아 연방에서 대상국가로 수출하는 행위를 금지 또는 제한하며, 적용 기간은 3월 10일부터 올해 말까지로 돼 있다.
금지·제한 대상국가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 등 5개국)과 압하지야, 남오세티아를 제외한 모든 외국이다. 러시아 쪽은 이번 조치의 목적으로 “(관련) 제품 및 원자재의 러시아 내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 방지”를 위한 것이란 명분을 들고 있다.
산업부는 “이번 조치는 주로 과거 수입산 제품·장비 등을 주된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최근 미국 등 서방의 대러 수출통제로 인해 앞으로 수입에 애로가 예상되는 물품 등 현재 러시아 내 외국 기업 소유 장비의 반출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금지·제한의 공통 예외로 러시아 영토를 원산지로 하는 상품, 유라시아경제연합·압하지야·남오세티아·도네츠크·루간스크로의 수출, 러시아 단순 경유, 해외 러시아군 활동 보장을 위한 수출, 국제 운송 차량, 개인에 의해 수출되는 개인용 상품 등을 명시했다. 또 통관절차 완료 목적으로 세관 지역에 수출된 상품, 유라시아경제연합에서 생산된 상품으로 회원국 내 통관 절차를 진행 중인 상품은 수출 금지의 예외라고 밝혔다. 수출 제한의 예외는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 연방 활동 보장을 목적으로 수출하는 상품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총 500개 대상 품목을 포함한 전체 문건에 대한 번역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 1차관 주재 공급망 점검회의 등을 계기로 이번 조치에 따른 국내 기업의 영향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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