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대한상의 제공
국내 기업 열 곳 가운데 일곱 곳 이상이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322곳을 상대로 ‘새 정부 경제정책과 최근 경제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 72.7%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대를 거는 이유로는 ‘시장·민간 중시 정책기조’(47.9%), ‘규제개혁 의지’(35.3%) 등을 꼽았다. ‘기대하지 않는다’(27.3%)고 응답한 기업들은 ‘정치 이슈’(65.9%)와 ‘공급망 등 대외리스크’ 등을 이유로 들었다. 새 정부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는 ‘성장동력 회복’(37.9%), ‘물가안정’(35.4%), ‘기업부채 관리’(20.0%) 등 순으로 주문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물가·환율·공급망 등 ‘삼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고공행진 중인 물가 영향에 대해 77.3%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피해 내용(복수응답)으로는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58.6%), ‘제품·서비스 수요 감소’(45.4%) 등이 많고, 이에 대응하려고 ‘제품가격 인상’(39.8%) 또는 ‘마케팅, 판촉비용 절감’(35.7%) 등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수단이 없다’고 답한 기업도 21.3%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후반대로 오르면서 피해를 봤다는 기업은 51.6%로 조사됐다.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 쪽에서 이런 응답이 더 많았다. ‘제조원가가 상승했다’고 밝힌 대기업은 59.3%인데 비해 중소·중견기업은 73.8%에 달했다. 52.5%는 공급망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내용으로는 ‘원자재·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69.2%)이 가장 많았다. 대응 방법은 ‘공급망 다변화 조처’(50.3%)와 ‘선구매 통한 재고 확보’(41.4%) 순으로 조사됐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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