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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빅사이클’을 모르면 우리는 또 휩쓸린다

등록 2022-07-09 09:00

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 변화하는 세계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 송이루·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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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어봤겠지만 지금까지 경제, 정치, 역사는 반복돼왔다. 하지만 직접 겪지 않은 일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일정한 형태로 역사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그런 일이 발생하리라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과거를 공부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선택과 투자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는 전후 경제 호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호황기에 부자가 될 기회를 놓쳤다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 뒤 채무와 투자로 일군 호황만 알고 불경기와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이 불황이나 전쟁은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반복된 ‘빅사이클’

유례없는 주식 폭락장, 전세계 금융사의 심각한 손실,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한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사람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다. 달리오는 예측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로 역사가 남긴 데이터에 주목했다. 그러다 문뜩 자기 인생에선 처음 겪는 일이지만 인류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어떤 현상을 발견한다. 이 현상은 저마다 다른 시간, 다른 환경임에도 비슷한 모양의 사이클을 그렸다. 예를 들어 위대한 제국들의 흥망성쇠 속에서, 심각한 빈부 격차와 정치적 가치관의 양극화로 발생한 갈등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강국과 기존 강국의 사이에서 일정한 일이 반복됐다. 그는 이것을 ‘빅사이클’이라고 불렀다.

레이 달리오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치밀하게 분석했다. 지난 500년 동안 기축통화는 세 번 바뀌었고, 세계 패권의 주인도 세 번 바뀌었다. 분석을 거듭할수록 놀라운 점은, 전세계 어디서나 매번 똑같은 사이클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사이클에서 우리가 어디에 위치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안다면 우리 삶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사이클이 바뀌면 사람들의 삶도 큰 폭으로 변화한다. 이 변화는 끔찍할 수도 있고 환상적일 수도 있다. 확실한 점은 삶을 뒤흔들 변화는 앞으로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

빅사이클은 ‘부상’과 ‘정점’, ‘쇠퇴’를 반복하며 우리를 흔든다.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빅사이클뿐만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100년 주기의 장기부채 사이클, 8년 주기의 단기부채 사이클 등이 존재하며, 이 작은 사이클 안에도 또 다른 사이클이 존재한다. 이것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제대로 감을 잡을 수 없다. 곧 다가올 미래가 과거와 비슷하리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히 어떤 과거와 비슷한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이클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영원한 황금기도, 영원한 불황기도 없다. 지금 세계 최고의 강국이라 불리는 미국이 영원히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리라는 말이기도 하다. 레이 달리오는 미국이 ‘점진적인 쇠퇴의 길’로 접어든 강대국이며, 부채를 화폐화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찍어내고 있기에 세계 최고의 기축통화국이라는 지위가 바뀐다면 위상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한다.

쇠퇴하는 미국, 부상하는 중국?

또한 미국은 이미 내부의 무질서가 극심한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경제적 불평등이 주요 국가 중 두 번째이고, 정치적 갈등도 심화됐다. 반면 중국의 빅사이클은 유리한 상황이다. 레이 달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5가지 유형의 전쟁(무역/경제·기술·지정학·자본·군사)에서 점차 강도를 높일 준비를 하고 있으며, 향후 둘 사이의 전쟁이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좌우할 변수라고 했다.

지난 역사를 살폈을 때 아무리 괴로운 사이클을 지나는 중이라고 해도, 이미 진행된 이상 이를 반전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이클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급격한 쇠퇴와 함께 무너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회복할 수 없는 큰 피해를 보는 길이다.

박단비 한빛비즈 편집자 dbpark@hanb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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