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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소득 맞춰 끼리끼리 하는 결혼, 한국이 가장 적다

등록 2023-01-19 17:53수정 2023-01-20 10:05

소득동질혼 지수 1.16, 주요 34개국 중 최저
“가구 단위에서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에 ‘예약 피팅 중' 문패가 내걸려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에 ‘예약 피팅 중' 문패가 내걸려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근로소득 수준이 거의 같은 남녀가 만나 가구를 형성하는 ‘소득동질혼’이 주요국 중 가장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직·대기업 등 비슷한 계층의 남녀가 ‘끼리 끼리’ 만나 결혼을 할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과는 다소 다른 결과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는 부부간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보다 약했다. 부부가구 남녀의 근로소득을 10분위로 쪼갠 뒤 소득동질혼(여성소득분위와 남성소득분위가 비슷) 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지수는 1.16배로 주요 34개국(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대만) 중 가장 낮았다. 일본은 1.32배, 미국 1.50배, 영국 1.71배, 프랑스는 1.19배 등을 기록했다. 한국을 제외한 분석대상 33개국의 소득동질혼 평균 지수는 1.60배였다.

소득동질혼 지수는 1배에 가까울수록 남녀가 무작위로 만나 가구를 형성하는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근로소득이 유사한 남녀가 결혼하는 경우가 많을수록 1배보다 커진다. 이번 보고서는 2005~2019년 각국 가계조사 자료를 토대로 실증 분석이 이뤄졌다.

보고서는 한국에 소득동질혼이 적은 배경으로 “한국에서도 고소득 남녀 간 결혼이 있지만, 고소득 남성과 비취업·저소득 여성 간, 또는 저소득·비취업 남성과 중위소득 이상 여성 간의 결혼 등 이질적인 결혼이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전문직·대기업·공무원 등 소득이 높은 계층이 유사한 소득계층 안에서 맞벌이 결혼상대자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회적 통념이 한국에서도 물론 나타나고 있지만, 의외로 우리가 쉽게 인식해오지 못한 다양한 결혼의 양상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경우 고소득 남성이 저소득 여성과 결합하는 빈도가 낮았지만, 한국에서는 그 빈도가 소폭 높았다고 말했다. 또 저소득 남성과 중위소득 여성 간 결혼도 주요국보다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이같은 결혼 풍경은 소득 불평등 완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고소득 개인과 저소득 개인이 만나 중간 소득가구를 형성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 결과 개인 단위의 소득불평등에 비해 가구 단위에서 소득불평등이 완화되고 있다”고 했다.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의 1인 가구 및 한부모 가구 비중도 불평등 완화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1인 가구 및 한부모 가구 비중은 2019년 기준 각각 14.7%, 4.0%로 주요국 평균(22.6%, 7.4%)보다 낮았다.

다만 보고서는 “향후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 구조가 불평등 완화에 불리한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노동시장 불평등을 줄이고 적극적인 정부 재분배 정책으로 가구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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