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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제유가 안정세에도…무역수지 ‘흑자 전환’ 더딘 까닭은

등록 2023-02-22 18:15수정 2023-02-22 18:47

1일 부산항에서 수출입을 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선이 출항하는 모습. 연합뉴스
1일 부산항에서 수출입을 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선이 출항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지난해 말부터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는데도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전환이 늦어지는 까닭은 원유가격 자체보다는 유조선 운임을 포함한 ‘원유 도입단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엔에치(NH)투자증권이 낸 ‘한국 무역수지 궤적 전망’ 자료를 보면, 2010년대에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단가의 괴리율(가격 차이)은 2.8%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0%로 확대됐다. 원유 도입단가(원유 수입금액/도입 물량)에는 초대형 유조선 운임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무역수지 측면에서는 국제유가 자체보다는 도입단가가 더 중요하다.

현재 원유 도입 스프레드(도입단가와 국제유가의 차이)는 지난해 7월부터 10달러 이상으로 벌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지난해 중순까지 하루 1만5천달러 안팎이었으나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현재 하루 4만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유조선 신규 발주가 저조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항해거리 증가가 실질 선박공급을 감소시켜 수송 운임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두바이유를 중동에서 국내까지 수송하는데는 40일 안팎 걸린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입액 중에서 품목별 비중은 에너지가 30%, 반도체·전자장비가 20% 가량이다. 과거에 국제유가가 70~80달러 수준일 때 에너지 수입액 비중은 20~25%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30%로 높아졌다. 유가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음에도 원유 도입 단가 급등 탓에 에너지 수입 비중 축소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80달러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유조선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 안정이 무역수지 개선으로 연결되는 긍정적 효과는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한 올해 평균 유가를 80달러 초반으로, 디(D)램 반도체가격 반등 시기를 3분기로 가정할 경우 무역수지의 분기별 궤적은 1분기 -164억달러, 2분기 36억달러, 3분기 28억달러, 4분기 104억달러(2023년 연간 +5억달러)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는 계절적으로 2분기 및 4분기에 상대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무역수지는 47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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