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경제부 정보통신전문기자
김재섭 기자 @어바인 통신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보기’를 고정적으로 집필해온 김재섭 기자가 올해 1년 동안 미국 어바인에서 연수를 하면서 해외 정보기술(IT) 산업 동향을 살펴보게 됐습니다. 김 기자가 살펴본 세계 IT산업 동향을 매주 ‘김재섭 기자@어바인 통신’이란 이름으로 연재합니다.
“이동전화는 학교에 가져오지 마라. 모르고 가져왔으면 학교 문을 나서는 오후 3시까지 전원을 꺼놔야 한다. 이동전화 단말기로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어서도 안돼. 학교에서 어떤 용도로건 이동전화 단말기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휴일에 4시간 동안 강제로 봉사활동을 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명심해라.” 딸을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학교를 찾아간 날, 상담교사가 학교 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특별히 강조한 말이다. 학교에서 이동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다는 얘기를 반복해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서 온 한국 학생들이 이동전화 사용 금지 규칙을 얼마나 어겼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동전화를 학교에 가져오지 말라는 당부는 학교 생활을 안내하는 책자에도 들어 있다. 아들을 중학교에 입학시킬 때도 같은 당부를 들었다.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나에게 상담교사는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면서 수업 분위기를 깨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교에서 학칙으로 이동전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동의를 받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교사의 애기를 들어보면, 이런 학칙의 효과는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차나 극장 같은 공공장소에서나 공연장, 회의장, 모임 때는 이동전화를 꺼놓는 습관을 갖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이동전화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일부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는 사용하지 말도록 하고 있으나, 어겨도 그만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당연한 것처럼 학교 갈 때 이동전화를 가져가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눈을 피해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사실 공공장소와 공연장 등에서의 무분별한 이동전화 사용은 이미 오래 된 사회적 문제다. 이동전화 사용 에티켓을 지키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공연장에서는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전파를 차단하는 장치까지 등장했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시험부정행위가 빈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이 시험 때 이동전화를 휴대하면 부정행위자로 간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동전화 사용 습관이 쉽게 고쳐질 리 없다. 0점 처리된다고 그렇게 강조했는데도 지난해 수능시험 때다시 이동전화를 가지고 갔다가 적발된 사례가 많았다. 미국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이동전화를 처음 사용하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는 이동전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해 공공장소에서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갖게 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미국의 학교들처럼 어겼을 때는 도덕 점수를 감점시키고,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몇시간씩 봉사활동을 하게 하는 처벌 조항도 만들자. 학부모들은 당연히 환영할 것이고, 학생들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이동전화는 학교에 가져오지 마라. 모르고 가져왔으면 학교 문을 나서는 오후 3시까지 전원을 꺼놔야 한다. 이동전화 단말기로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어서도 안돼. 학교에서 어떤 용도로건 이동전화 단말기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휴일에 4시간 동안 강제로 봉사활동을 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명심해라.” 딸을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학교를 찾아간 날, 상담교사가 학교 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특별히 강조한 말이다. 학교에서 이동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다는 얘기를 반복해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서 온 한국 학생들이 이동전화 사용 금지 규칙을 얼마나 어겼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동전화를 학교에 가져오지 말라는 당부는 학교 생활을 안내하는 책자에도 들어 있다. 아들을 중학교에 입학시킬 때도 같은 당부를 들었다.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나에게 상담교사는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면서 수업 분위기를 깨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교에서 학칙으로 이동전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동의를 받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교사의 애기를 들어보면, 이런 학칙의 효과는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차나 극장 같은 공공장소에서나 공연장, 회의장, 모임 때는 이동전화를 꺼놓는 습관을 갖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이동전화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일부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는 사용하지 말도록 하고 있으나, 어겨도 그만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당연한 것처럼 학교 갈 때 이동전화를 가져가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눈을 피해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사실 공공장소와 공연장 등에서의 무분별한 이동전화 사용은 이미 오래 된 사회적 문제다. 이동전화 사용 에티켓을 지키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공연장에서는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전파를 차단하는 장치까지 등장했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시험부정행위가 빈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이 시험 때 이동전화를 휴대하면 부정행위자로 간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동전화 사용 습관이 쉽게 고쳐질 리 없다. 0점 처리된다고 그렇게 강조했는데도 지난해 수능시험 때다시 이동전화를 가지고 갔다가 적발된 사례가 많았다. 미국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이동전화를 처음 사용하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는 이동전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해 공공장소에서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갖게 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미국의 학교들처럼 어겼을 때는 도덕 점수를 감점시키고,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몇시간씩 봉사활동을 하게 하는 처벌 조항도 만들자. 학부모들은 당연히 환영할 것이고, 학생들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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