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연 3.5%인 현행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로서는 5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물가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등을 고려해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차례에서 걸쳐 0.5%이던 기준금리를 3.5%까지 3%포인트 인상한 뒤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5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리게 됐다. 지난해 6%대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 6~7월 두 달 연속 2%대로 내려온 만큼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없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중국 경기 불안과 수출 부진 등으로 국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사상 최대로 벌어진 한-미 정책금리 격차와 이에 따른 원화 절하(환율 상승) 압력,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 등을 이유로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 위원들은 연내 3.75%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데 동의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