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통업계 2위인 까르푸에 이어 1위인 월마트마저도 한국시장에서 두 손을 들고 짐을 쌌다.
국내 1위를 고수해온 '토종' 신세계 이마트 등이 주도해온 한국시장에서 매장 구성이나 상품 진열, 고객 서비스 등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잇따라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외국계 '공룡' 할인점들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토종 유통업체에 M&A(인수.합병) 거래를 하는 모양새는 적지않게 달랐다.
까르푸와 이마트 공히 M&A 특성상 '비밀스런' 거래 방식을 택한 것은 같았으나 까르푸는 여러 업체들 간의 경쟁을 유발시키면서 가격을 계속 흥정해 가는 일종의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을 택한 반면 월마트는 이마트를 단수 파트너로 정해 '끝장 협상'을 전개하는 방식을 택해 대조를 이뤘다.
때문에 까르푸는 M&A 초기부터 복수의 경쟁업체들이 외견상 엎치락뒤치락 하는 치열한 인수전 열기를 품어냈고, 그 과정에서 가격 부풀리기 의혹과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과 같은 '변칙적 M&A룰' 지적 등을 받으며 잡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반면 월마트는 지난 3월부터 이마트를 단독 거래 상대로 정해 서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거래를 진행시켜 '깜짝' 매매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마트는 특히 까르푸가 거래 과정의 비밀을 강조하면서도 업체들 간 경쟁을 과도하게 붙인 탓에 그 틈새로 여러 부정확한 소문과 관측이 꼬리를 물게 사실상 방치한 행보를 보인 것과 달리 조용한 협상을 통해 전격적으로 거래 성사를 발표하는 것으로 잡음을 최소화했다.
특히 까르푸는 거래 과정이 적지않은 기간 노출됨으로써 과도한 차익 거두기와, 이에 맞물린 세금 회피 논란 등과 관련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으나 월마트는 시차없는 거래 성사 발표로 그런 비판의 화살을 상당정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측도 월마트의 그러한 태도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까르푸가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자사를 포함해 4개사로 선정한 다음부터 까르푸 인수 유혹을 접고 월마트 인수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이 그동안 까르푸 인수에 대해, 어떤 면에서 보면 까르푸 인수 후보업체들에 부담되는 공개적인 언급을 더러 하고, 신세계측 일선 관계자들이 까르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후 비공식적으로나마 까르푸를 맹비난해왔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 사장이 22일 기자회견에서 "월마트는 인수대금을 더 받는 것보다 직원 고용과 복리후생, 협력회사 권리 보장 등을 더욱 중요시 여겼고, 우리는 따라서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다"며 거래 내용에 대해 '세일즈'하고, 월마트측도 "넘버1을 선택하는 게 우리 직원들에게 가장 좋다고 봤다"고 언급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읽힐 수 있는 주장들이다. 특히 신세계측은 "월마트는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고 주식 거래에 따른 증권거래세를 내야하지만 매각차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양도소득세 부담은 거의 없으며 증권거래세만 41억원 내면 된다"면서 세금 논란에 대해서도 '안전판'을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무래도 월마트나 신세계가 한국까르푸 M&A 절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볼 수 있는 면이 있지 않겠느냐", "까르푸가 실리에 치중했다면 월마트는 명분이나 체면을 중시한 것 아니겠느냐"라는 등의 일부 관전평도 나왔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세계측도 월마트의 그러한 태도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까르푸가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자사를 포함해 4개사로 선정한 다음부터 까르푸 인수 유혹을 접고 월마트 인수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이 그동안 까르푸 인수에 대해, 어떤 면에서 보면 까르푸 인수 후보업체들에 부담되는 공개적인 언급을 더러 하고, 신세계측 일선 관계자들이 까르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후 비공식적으로나마 까르푸를 맹비난해왔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 사장이 22일 기자회견에서 "월마트는 인수대금을 더 받는 것보다 직원 고용과 복리후생, 협력회사 권리 보장 등을 더욱 중요시 여겼고, 우리는 따라서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다"며 거래 내용에 대해 '세일즈'하고, 월마트측도 "넘버1을 선택하는 게 우리 직원들에게 가장 좋다고 봤다"고 언급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읽힐 수 있는 주장들이다. 특히 신세계측은 "월마트는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고 주식 거래에 따른 증권거래세를 내야하지만 매각차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양도소득세 부담은 거의 없으며 증권거래세만 41억원 내면 된다"면서 세금 논란에 대해서도 '안전판'을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무래도 월마트나 신세계가 한국까르푸 M&A 절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볼 수 있는 면이 있지 않겠느냐", "까르푸가 실리에 치중했다면 월마트는 명분이나 체면을 중시한 것 아니겠느냐"라는 등의 일부 관전평도 나왔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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