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악화탓 공장 나라밖 옮긴다고요?
노사정위 조사…“높은 인건비 때문” 29%
노사정위 조사…“높은 인건비 때문” 29%
기업들이 국외 투자와 공장 이전에 나서는 이유가 경영계 주장처럼 ‘노사관계 악화’ 때문이 아니라 시장 개척 차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사정위원회는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9월11일부터 26일까지 노조 대표 300명, 기업대표 500명 등 모두 800명을 대상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이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 조사에서 설문에 응답한 기업대표 가운데 40.6%가 시장개척을 국외 진출 이유로 꼽았고, ‘국내의 높은 인건비’ 때문이라는 응답이 29.2%이었다. 이어, ‘양호한 해외사업 여건’ 때문이라는 응답이 10.9%, ‘정부 규제’ 때문이라는 응답이 3.6%, ‘인력난’ 때문이라는 응답이 2.6%였다. 그러나 ‘노사관계 악화’를 국외 진출의 원인으로 꼽은 기업인은 2.1%에 불과했다.
이덕일 노사정위 전문위원은 “기업의 국외투자 이유가 ‘대립적 노사관계’라는 것은 일부 경영계 인사들과 경제학 교수들이 만들어 낸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현장의 인식과 큰 괴리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선 기업의 국외투자가 국내 ‘제조업 공동화’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끈다. ‘국외투자가 국내 생산에 끼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기업 대표의 39%는 ‘현행 유지를 할 것’이라고 답했고,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37%나 됐다. 국내 생산을 축소하겠다는 기업 대표들은 17%에 그쳤다.
그러나 이 전문위원은 “지금까지는 기술력 차이 등으로 국외진출 기업이 많은 양의 국내 부품을 사용해 제조업 위축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제조업 공동화에 노사 모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업 대표를 상대로 향후 국외투자 계획을 물었더니, 경공업(29.2%)보다는 중화학공업(40.8%)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시 근로자 100~300인 미만 중소기업 대표들은 38.4%가 국외투자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나, 근로자 1000인 이상 대기업은 69.1%가 국외투자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김규원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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