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관련 3자 입장
그레이켄 회장 ‘외환매각’ 관련 잦은 회견
배당으로 선회할땐 1조원 넘게 챙길수도
“새 인수자 물색” “경찰 압박용”해설 갈려
배당으로 선회할땐 1조원 넘게 챙길수도
“새 인수자 물색” “경찰 압박용”해설 갈려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 중인 론스타가 국민은행과의 매매계약 파기 가능성을 외신에 흘리는 동시에 외환은행 보유 지분에 대한 배당 청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한편으로는 ‘언론 플레이’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실제 계약 파기까지 염두에 두고 실리를 챙기려는 양동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계약 파기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론스타의 ‘벼랑끝 전술’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론스타의 양동작전=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2일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가 다시 확대되고 있어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계약 파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근거로 “앞으로 며칠 안에 매각 철회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레이켄 회장은 17일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각 논의를 보류 중이며, 검찰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한국에 더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20일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상황에서 국민은행과의 매각 논의는 정말 무의미하다”며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외환은행의 재정상태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국민은행과의 계약 체결 이후 검찰 수사로 매각 일정이 애초 예정보다 지연된 데 따른 이자 비용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과 합의한 매각가격 6조9천억원에 대한 이자 비용이 2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론스타로선 매각 협상이 틀어지더라도 배당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외환은행은 올해 1조2천억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올해로 이월된 이익잉여금이 9582억원이나 돼, 배당 여력이 2조원을 넘는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64.62% 쥐고 있어, 이론적으로 최대 1조3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미국을 방문하고 22일 입국한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인천공항에서 계약 파기 여부에 대해 “그레이켄 회장에게 물어봐라”고 말했다. 배당 문제를 두고서도 “주주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것으로, 나는 경영진이지 주주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론스타 사건 관련 일지
론스타의 계약 파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법률대리인인 한누리법무법인 김주영 변호사는은 “론스타가 검찰 수사 때문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 부담을 피하고 배당 이득을 챙기려는 계산에서 계약을 파기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조병문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론스타의 강성 발언은 검찰 수사로 일정이 지연되는 데 대한 초조함의 표현으로 풀이된다”며 “론스타가 어디 가서 7조원에 가까운 매각 대금을 치를 주체를 다시 찾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고배당을 받으면 그만큼 매물(외환은행)의 값어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배당 요구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우성 고나무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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