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중국의 무역수지 추이
중국과의 무역흑자 5년만에 처음으로 줄고
일본에 내준 돈 사상 최고치
일본에 내준 돈 사상 최고치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흑자는 5년만에 처음 줄어든 반면,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무역흑자국인 중국과의 교역에서 벌어들인 돈은 줄어들고, 최대 수입국이자 최대 무역적자국인 일본에 내준 돈은 더 늘어난 것이다.
28일 산업자원부와 관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중국 무역흑자는 209억6700만달러로 2005년(232억7천만달러)보다 9.9% 줄었다. 대 중국 무역흑자가 감소한 것은 2001년(48억9천만달러)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 폭이 줄어든 것은 중국이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초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로부터 수입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253억3100만달러로 2005년보다 3.9%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원-엔 환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2004년 이후 3년간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무역에서 낸 적자액은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전체 무역흑자액의 절반을 훨씬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액의 상당 부분이 대일 무역적자액을 보전하는데 고스란히 쓰이고 있는 것이다.
엘지경제연구원의 배민근 연구원은 28일 ‘원-엔 환율 하락, 일류(日流) 확산시킨다’는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의 절반 이상이 일본에 흘러들어간 결과를 가져왔다”며 “만일 일본과의 무역이 균형을 이뤘다면 우리나라 무역흑자액은 2.5배 늘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또 “원-엔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도 자본재에서 원자재와 소비재로 바뀌고 있다”면서 “특히 원-엔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상품무역 뿐 아니라 여행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대일 적자 폭을 늘고 있어 전체 경상수지 적자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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