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안관옥 기자
전망대
호남의 관문 무안국제공항이 11월 문을 연다. 1997년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이다. 주민들은 인천·무안·김해를 잇는 삼각축이 만들어졌다며 반기고 있다.
무안공항은 3056억원을 들여 한해 487만명이 드나들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예산 지원이 달려 개항을 여러 차례 미룬 끝에 공정 98% 단계에 이르렀다. 서울·도쿄·베이징·홍콩 등 반경 1000㎞ 안에 500만명 넘는 대도시 19곳이 몰려 있어 물류와 관광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개항이 다가오자 건설교통부는 최근 “무안공항을 열면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옮기고, 목포공항을 폐쇄한다”는 운영방안을 밝혔다.
이를 계기로 광주 안팎에서 한달 남짓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존치할 것인지 이전할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상공단체·시민단체·관광협회·지방의회 등이 찬반으로 갈려 성명과 결의문 등으로 의사표시를 했다. 광주를 방문한 이용섭 건교부 장관한테도 건의와 요구가 이어졌다. 인천공항과 양양공항이 문을 열 때의 김포 및 강릉·속초 등지의 상황과 엇비슷하다.
논란의 대상인 광주공항 국제선 승객은 지난해 12만5천여명. 정기노선은 광주~상하이가 유일하고 관광철에 홍콩·마닐라 등지로 전세기가 뜬다. 규모나 노선이 아직 빈약하다.
존치 쪽은 “정부가 조정하지 말고 수요에 맡기자”고 주장한다. 이용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주시민이 시간·비용을 아껴야 한다는 논리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상당수가 인천이나 김해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보탠다.
이전 쪽은 “인근 공항의 통폐합을 전제로 국제공항을 만들었는데 막판에 딴소리를 한다”고 반박한다. 호남고속철이 만들어지면 광주공항의 항공수요도 급감해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인천공항을 열었다고 서울경제가 위축됐느냐는 반론도 붙인다.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정책부장은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나서 조정을 해야 한다”며 “호남이 하나의 경제권인 만큼 작은 이익을 다투지 말고 호남고속철과 고속도로망을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고 제안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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