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현대차는 달리고 싶다

등록 2007-02-07 19:37

“합격의 기쁨도 잠시” 노사 갈등으로 입사가 지연되고 있는 현대차 입사대기자와 부모 등 10여명이 지난달 30일 오전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노사 갈등으로 입사가 지연되고 있는 현대차 입사대기자와 부모 등 10여명이 지난달 30일 오전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맞교대 반대” “외국공장 활용” 노사 으르렁
“지역위해 결단” “여론몰이 안돼” 바깥도 나뉘어
전주공장 가보니

버스와 트럭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요즘 경영진과 노조간 대화 통로가 막혀있다. 주야간 2교대를 놓고 우여곡절 끝에 얻어진 노조집행부와 회사간 잠정합의안이 두차례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회사 분위기가 냉랭하다.

전주공장 정문 앞에는 “조합원이 반대한다! 주야맞교대 반대한다”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회사는 대응전략으로 노조에 “외국 현지 공장 활용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게 2교대 근무체제 수용을 촉구하려는 압박용 공문이다. 하지만 노조 쪽은 ‘할테면 해보라’는 태도이다.

전주공장 바깥에는 이런 노사간 기싸움에 애가 타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바로 입사 대기자들과 이 지역 50여 협력업체들이다. 전주공장에는 이미 서류전형-면접까지 거쳐 입사통보만 기다리고 있는 예비 사원들이 700명에 이른다. 입사 대기자 조아무개(29)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현대차에 지원을 했는데, 회사에서 옮기는 것을 알아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나는 다니는 직장이 있어 그나마 괜찮은 편이지만 신체검사를 마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대기자들은 중간에서 붕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협력업체들도 전주공장의 2교대 근무체제에 맞추려고 벌써 몇개월 전부터 인력과 시설 확충을 단행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완주산업단지에서 전주공장에 연료탱크와 범퍼 등을 납품하는 우신산업은 확충한 시설을 제대로 활용 못해 월 1천만원 이상 손해 보고 있다. 박형윤 공장장은 “미리 뽑은 인원 20명을 쓸 수 없는 형편”이라며 “그렇다고 해고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했다.

지역에서는 현대차 노사간 이른 합의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다. 김완주 전북지사 등 도민대표들은 최근 성명을 내 “노사가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려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경제를 선도해, 전북경제의 버팀목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올초 기자회견에서 “지역경제를 위해 노동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현대차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외부압박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영기 사무처장은 “회사 내부문제를 외부에서 개입하며 여론몰이를 하면 오히려 조합원을 자극해 반발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도 ‘입사 대기자들과 협력업체들의 딱한 사정을 빨리 풀어야 한다’는 데는 같은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절차와 방식을 둘러싸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연간생산량이 5만대인 전주공장을 7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지난해 5월 확정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현재 주간근무만 하고 있는 생산라인에 인력을 충원하고, 근무형태는 지금의 울산·아산공장처럼 주야 맞교대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비해 노조는 심야노동을 하지 않는 주간 2교대 근무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일효 노조 정책실장은 “오는 2009년부터 전공장이 심야노동을 하지 않는 주간 2교대 체제를 구축하기로 노사가 지난 2005년 합의한 바 있다”면서 “전주공장이 시범적으로 이런 근무체제를 앞당겨 시행하면 될텐데 회사 쪽에서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회사가 노조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생산물량 조정과 근무형태 변경을 조정한 것 자체가 문제의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회사 간부는 “전주공장으로서는 생산량과 일자리를 늘리는 자체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느냐”며 “경직된 노사관계가 상용차 사업부문의 도약기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